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사진=아시아경제 DB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15일 밤 11시께 타계한 고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를 추모하는 글들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상에서 이어지고 있다. 제자들과 지인들, 문학계와 정계 인사들, 독자들은 시대의 지성으로 신 교수가 남기고 간 말과 글을 떠올리며 그의 영면을 기렸다.수많은 추모글 중에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읽고 큰 위로를 받고 힘을 얻었습니다", "독재를 온 몸으로 막아내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 시대의 스승님.", "선생님 께서는 누군가를 생각하는 것이 세상에 참여하는 것이라 하셨습니다. 선생님을 생각할 수 있는 세상에 몸담고 살아가는 것이 과분합니다.", "통일혁명당 사건 연루 정도에 비하여 무기징역이라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면서, 그는 인간, 사회, 자연에 대한 고독한 성찰로 들어갔다. 그가 구축한 넓고 깊은 인문의 세계에 우리 모두는 빚지고 있다. 선생님, 영면하십시오.", "소외된 이웃에 대한 배려와 따뜻한 시선을 가르쳤던 선생님의 가르침을 잊지않고 살겠습니다.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입니다." 등과 같이 시대의 큰 스승인 신 교수의 치열했던 삶에 대한 고마움과 존경심이 배어 있었다. 향년 75세로 별세한 신 교수는 2014년 희귀 피부암 진단을 받고 투병 끝에 서울 목동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육군사관학교 경제학 교관으로 근무하던 1968년에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0년 20일 동안 복역하다가 1988년 광복절 특별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이후 성공회대에서 정치경제학과 사회과학입문, 중국고전강독 등을 강의했고, 1998년 광복절날 사면 복권됐다. 이날 출간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그의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20여년간의 옥중 생활 동안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와 글을 모은 산문집이다. 작은 것에 대한 소중함과 수형 생활에서 만난 크고 작은 일들과 단상, 가족에의 소중함 등이 정감어린 필치로 그려져 있다. 이후 출간한 '나무야 나무야', '더불어 숲 1·2', '강의-나의 동양고전독법', '처음처럼', '변방을 찾아서' 등도 베스트셀러가 됐다. 지난해 4월 출간된 '담론'은 신 교수의 강의를 녹취한 원고와 강의노트를 저본으로 삼은 책으로, 신 교수가 25년간의 대학 강의를 마치며, 강단에 더이상 서지 못하는 미안함을 담았다. 이 역시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신 교수는 독특한 글씨체의 서예로도 유명했다.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이 그의 글씨체를 사용해 높은 판매기록을 올렸다. 장례는 성공회대 학교장으로 치러지며, 빈소는 서울 구로구 연동로 320 성공회대학교 , 발인은 오는 18일 11시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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