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방관하던 방통위, 광고송출 중단에는 신속 대응
SO협의회가 1월 1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지상파VOD 중단 대응을 위한 비상 총회를 열고 있다.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케이블방송사(SO)들이 MBC 광고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예고한 시점이 오늘(15일) 오후 6시로 다가왔다. 이에 앞서 방송통신위원회가 오늘 오후 12시부터 분쟁 조정에 나설 계획이어서 그 결과에 따라 광고 중단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이기주 상임위원 주재로 이날 오후 12시부터 케이블 및 지상파방송 3사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분쟁조정위원회를 열 계획이다.케이블방송 업계에서는 최정우 케이블TV VOD 대표가 참석할 예정이다. 케이블TV VOD는 케이블방송사들이 공동으로 지분을 투자해 만든 회사로 콘텐츠 업체들로부터 프로그램을 수급해 각 케이블방송사에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상파방송사에서는 국장급 인사가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분쟁조정위원회는 방송 서비스와 관련해 갈등이 빚어질 경우 어느 한쪽이 신청하면 방통위가 중재에 나서는 제도를 말한다. 이번 분쟁 조정은 지상파방송사의 VOD 공급 중단에 따라 케이블방송사들이 MBC 방송을 재송신할 때 광고만 중단하겠다고 나서면서 마련됐다.전국 케이블TV방송 사업자들의 모임인 SO협의회는 지난 13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비상 총회를 연 뒤 기자회견에서 “15일 오후 6시부터 MBC 채널의 광고 송출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상파 3사중 MBC의 광고만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한 것은 그동안 케이블방송사와 협상을 주도한 것이 MBC이기 때문이다.케이블TV VOD와 MBC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VOD 공급 대가 협상을 벌여왔으나 작년말 최종 결렬됐다. 이에 따라 1월1일부터 신규 지상파 방송의 VOD를 케이블TV에서 볼 수 없다.케이블TV는 방영된지 3주가 지난 방송프로그램에 대해 지상파방송사로부터 연간 정액(약 150억원)으로 구입한 뒤 이를 가입자에게는 무료 VOD로 제공해왔다. 지상파방송사는 2015년 공급대가를 종전에 비해 15% 인상할 것과 앞으로 대가 산정 방식을 정액 기반이 아닌 가입자당 정산(CPS·가입자당 93원)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지상파방송사들이 IPTV 사업자들과 합의한 내용과 동일하다.케이블방송사들은 처음에는 이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다가 결국 수용했다. 하지만 지상파방송사들이 실시간 재송신 대가와 관련해 소송을 벌이고 있는 10개 독립 케이블방송사(성남·울산·인천 등)에 대해서는 VOD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VOD 공급 중단 사태에 대해 케이블방송사는 지난 13일 비상총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어 기자회견을 통해 지상파방송사들의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 15일 오후 6시부터 MBC 광고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광고 송출이 중단되면 광고 대신 검은 화면이 나가게 된다.실제 광고 중단 사태가 발생할 것인지는 불투명하다.방통위는 지난 14일 오후 지상파방송 3사 관계자들을 불러 의견을 청취했다. 또 15일 분쟁조정위원회에서는 양측 양보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광고 송출 중단은 시청자의 이익과 편성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방송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하지만 분쟁 조정은 강제력이 없고 양측의 입장이 강경한 상태여서 서로의 주장을 꺾지 않을 경우 실제 광고 중단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광고 중단이 발생할 경우 그동안 수수방관했던 방통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나해말 협상이 결렬돼 VOD 공급이 중단됐을 때에도 케이블 업계는 방통위에 한차례 분쟁 조정을 신청한 바 있다. 당시 방통위는 VOD는 방송이 아니라는 이유를 들어 분쟁 조정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방송법을 너무 까다롭게 적용한 것이다.그런데 케이블방송사들이 지상파 광고 송출 중단 카드를 꺼내들자 지난 12일에야 분쟁조정 신청을 받아들였다. 케이블 업계에서는 방송법에 따라 VOD 요금도 약관 승인을 받고 있고 케이블TV VOD도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로 등록돼 있는 만큼 VOD도 방송 분쟁의 대상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지상파방송사들은 방송 광고 송출이 중단할 경우 강력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방송협회는 "지상파 광고 훼손은 유료방송의 횡포로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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