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섬여담]박현주의 '큰소리'에 무게가 실리는 까닭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금융의 삼성전자를 만들겠다. 이병철, 정주영 두 사람처럼 불가능한 꿈을 꾸겠다."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8년만에 기자간담회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대우증권 인수 성공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상기된 모습이었다. 간담회 내내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대우증권 인수를 통해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이날 박 회장은 작심한 듯 솔직하고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크리스마스 연휴 3일동안 (흥분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놀았다." "대우증권을 꼭 인수하고 싶었는데 그동안 숨겨야만 해서 너무나 답답했다." "입찰가를 (2조4000억원보다) 더 높게 쓰려고 했다." "미래에셋과 대우의 결합은 환상의 핏이다." "케미가 맞다." "내 연봉은 9억이다." 진행자가 질의응답을 마치려고 하자 질문을 더 받겠다면서 무려 1시간30분동안 이어진 기자들의 질문에 내놓은 답변들이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을 국내 최대 자산운용사로 키워낸 데 이어 대우증권을 통해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의 발언 곳곳에서 묻어나는 솔직함과 열정, 진정성은 글로벌 IB 도약이란 그의 꿈에 힘을 더했다. 사실 박 회장의 말대로 한국 금융투자 시장의 현주소를 보면 '금융의 삼성전자'는 불가능한 꿈일 지도 모른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내 금융을 두고 "우간다보다 못하다"고 표현할 정도다. 해외 유력 정치인이나 기업인이 삼성전자, 현대차 최고경영자(CEO)를 만나면 뉴스가 돼도 여의도 증권가 CEO를 만나면 관심조차 안 갖는 게 현실이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25조원인데 선두권 증권사의 연간 영업이익이 수천억원 수준인 것을 보면 무리도 아니다.  그러나 박 회장의 말이 공언으로만 들리지 않는 이유는 그가 지금까지 걸어 온 길 자체가 불가능해 보이는 일에 대한 도전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평범한 회사원으로 출발해 맨손으로 미래에셋그룹을 세우고 국내에서는 펀드 열풍, 해외에서는 펀드 수출을 이뤄낸 그다. 팬택 등 샐러리맨 신화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박 회장이 글로벌 IB 도약이란 꿈을 이뤄 또 한 번의 샐러리맨 신화를 증명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IB는 오랜 시간을 두고 사람에 투자해야 하는 업이다. 박 회장이 기자들 앞에서 보여 준 진정성과 열정을 잊지 않고 글로벌 IB의 꿈을 이뤄 '미래에셋+대우증권'을 금융투자업계의 삼성으로 만들 날을 기대해본다.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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