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준 수원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지난 12월21일 서울 홍익대 앞 작은 카페에서 '청년의 눈으로 바라본 정책 : 정책 소통PR 실행 공모전 성과 발표회'가 있었다. 대표적인 젊음과 청춘의 장소인 홍대 앞에서 정부 정책 관련 행사가 진행된 것이 흥미로웠다. 발표회 주체들을 보니 더욱 놀라웠다. 정부 정책에 대해 알고 소통하고자 하는 주체가 바로 '청년'들이었기 때문이다. 이 행사를 기획한 주체는 전국 대학생 PR연합동아리(KUPRA)인데 지난 10월부터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을 받아 청년이 직접 실행하는 정책소통PR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스펙초월 멘토스쿨, 고용디딤돌 등 청년 정책 가운데 하나를 주제로 선정해 사전 조사 및 연구ㆍ분석을 한 뒤 다양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다른 이들과 소통하는 활동을 진행하는 내용이었다. 이날 행사는 지난 두 달여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소통ㆍ정책 PR분야 전문가들과 청년들이 모여 어떻게 하면 앞으로 정부 정책을 잘 소통할 수 있을까를 논의한 뜻깊은 자리였다.정부는 만든 정책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항상 국민과 소통하고자 한다. 하지만 기대대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정부와 국민 간 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생기는 비효율성이 높고 사회적 낭비가 크다. 특히 정부정책의 주요 대상자 중 하나인 청년들의 정부 정책에 대한 냉소와 무관심은 심각한 수준이다. 정부와 청년층 간 소통이 원활치 않다 보니 오해와 갈등은 갈수록 높아 가고 있다. 여러 원인이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원인은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거나 그들의 시각으로 이해하려 하지 않고, 입안, 결정, 집행, 평가하는 일련의 정책 과정을 정부 주도로 일방향적 그리고 전통적인 상명하달 방식으로 집행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청년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고, 의미 있는 정책들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소통의 효율성을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한 대학생은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전에는 청년들을 위한 다양한 정부 정책이 있는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또 정책에 대해 알고 나니 정말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참가한 다른 대학생들 역시 정책 공유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잘 알리지 않은 정부와 알아보려 하지 않은 청년 양방의 과실일 수 있다. 이번 발표회에 참가하면서 느낀 점은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것보다 청년들은 정부와 소통하고자 하는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다. 다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법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 서툴렀을 뿐이다. 이와 같은 행사를 계기로 정부는 청년들과의 소통에 더욱 힘을 써야 한다. 일방향 소통을 지양하고 상향식, 양방향 소통을 근간으로 삼아야 한다. 정부는 멍석만 깔아 놓고 청년들이 알아서 찾아와 멍석 위에서 춤추기를 기다리고, 찾아와 춤추는 소수의 청년들을 구경만 하지 말고, 청년들과 함께 온전하고 다양한 멍석을 만들고 춤도 같이 춰보기를 제안한다. 청년들 스스로 시작한 '청년의 눈으로 바라본 정책'은 작은 소통이다. 하지만 이러한 의미 있는 외침을 사회의 기성세대들이 듣고 이젠 함께 확산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처럼 국민이 중심이 되는 소통을 더 가꿔나갔으면 좋겠다. 이와 같은 소통이 활성화될수록 국민과 정부 간 소통 불일치는 해소될 것이며 진정한 민주주의의 상징인 풀뿌리 민주주의를 확립하는 뿌리가 더욱 확고해 질 것이기 때문이다. 정원준 수원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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