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납토성 성벽과 해자 유구 모습
조사지 원경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서울 송파구 풍납토성에서 추정으로만 알려진 해자(垓子)가 최초로 확인됐다. 주변에서 심발형 토기 등 3세기 후반에서 4세기 초반 유물들도 출토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 5월부터 실시한 서울 송파구 풍납동 강동대로 3길 5(구 태양열주택부지)에서 '풍납토성 동성벽 외곽 추정 해자 부지 발굴조사'에서 해자가 발견됐다고 21일 발표했다. 연구소는 22일 오후 2시 이번 발굴 조사 성과와 관련한 현장설명회를 연다. 해자란 성벽 주위를 둘러싼 인공의 고랑 혹은 자연하천을 통해 적의 접근을 막는 방어시설을 뜻한다. 이번 발굴은 풍납토성의 동성벽 외곽 절개조사를 통해 이뤄졌다. 그동안 추정으로만 알려진 해자를 처음으로 확인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번에 확인된 해자는 완만한 경사도를 이루는 성벽 몸체 부분의 말단부에 위치해 역사다리꼴 형태를 띠고 있었다. 해자 규모는 상부 폭 13.8m, 하부 폭 5.3m, 깊이 2.3m다. 바닥은 퇴적층 가운데 자갈층까지 이어지고 있다. 연구소 관계자는 "최근까지 동성벽 외곽에 흐르는 구하도(舊河道)는 이 해자보다 약간 서쪽으로 다가선 채 지난 세기 중반까지 흐르고 있었다"며 "해자와 구하도의 관계에 대해서는 앞으로의 조사 성과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벽 하단 암갈색점질토층(뻘층 위) <br />
성벽 하단 뻘층 출토유물<br />
성 외벽의 하부에는 동서 길이 10m 정도로 뻘층이 형성돼 있었다. 이 뻘층은 생토층을 파고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그 가장자리에는 황갈색점토로 마감했다. 뻘층은 성벽 관련 시설인 이른 단계의 해자, 또는 성 외벽의 기조(基槽)로 추정된다. 뻘층 내부와 그 상면에서는 심발형토기(深鉢形土器), 직구호(直口壺), 동이구연부편(口緣部片) 등 3세기 후반에서 4세기 초의 유물이 주로 출토됐다. 이는 풍납토성의 구조와 축조시기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풍납토성 성벽과 해자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 추진됐다. 2011년에는 동성벽 절개조사가 시행됐고, 그 외곽인 추정 해자 부지를 조사하던 중 지하에 콘크리트 구조물과 폐기물이 발견돼 발굴조사가 중단된 바 있다. 올해는 문화재조사 및 사적정비를 위해 지하 구조물과 폐기물이 반출돼, 지난 5월부터 본격적인 발굴조사가 진행됐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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