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탁기자
(아시아경제 DB)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시간당 5000원 넘게 주면 남는 게 없어. 네가 이해 좀 해주라." A씨는 올해 3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점주로부터 황당한 소리를 들었다. 법정 최저임금인 시급 5580원을 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당장 용돈 마련이 급했던 A씨는 울며 겨자먹기로 시급 4700원만 받고 일할 수밖에 없었다.#편의점 아르바이트 직원 B씨는 지난달 점장 요구로 '시급 8750원으로 월급을 지급받았다'고 적힌 문서에 서명했다. 진짜 그만큼 주리라 믿었던 건 오산이었다. 월급날 통장을 보니 시급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5000원으로 계산돼 들어와 있었다. 서명은 아르바이트 직원들이 혹시나 신고할까 싶어 점장이 마련해 둔 '안전장치'였다. 이같이 편의점에서 임금을 제대로 못 받고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한 아르바이트 직원이 최근 2년여 동안 193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2013년부터 지난달까지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아르바이트 피해 관련 민원 2267건의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이를 고용노동부 등 관계 기관에 제공했다고 8일 밝혔다.아르바이트 피해 민원은 임금 체불이 1552건(68.4%)으로 가장 많았다. 최저임금 위반(253건·11.1%), 폭행·폭언, 성희롱 등 부당대우(190건·8.3%), 부당해고(119건·5.2%)가 뒤를 이었다.임금 체불은 임금 미지급이 928건(59.7%), 임금을 부당하게 삭감하고 지급한 경우가 466건(30.0%), 퇴직금 미지급이 158건(10.1%)이었다. 업종별로 편의점(193건·19.3%), 음식점(174건·17.4%), PC방(122건·12.2%) 등으로 민원이 많았다. 대학생, 고등학생 등의 방학 기간인 12~2월, 7~8월에 민원이 몰렸다고 권익위는 설명했다. 방학 기간에는 월 평균 76.3건의 민원이 제기됐다. 다른 기간(57건)보다 33.8% 많은 규모다.연령별로는 20대(1629건·73.1%), 30대(228건·10.2%), 10대(207건·9.2%) 순이었다. 남성(966건·56.2%) 민원인이 여성(751건·43.7%)보다 28.6% 많았다.고용부가 2074건(91.4%)의 민원을 처리했고 경찰청(118건·5.2%), 지방자치단체 등이 나머지를 차지했다.권익위는 특히 청소년들에게 "아르바이트를 할 때 반드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임금 체불 등 피해를 당하면 적극 대응하라"고 강조했다.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