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QE)에 따른 유로존 자산 매입 기간을 최소 6개월 연장키로 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ECB가 유로존 자산을 최소 2017년 3월까지 매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내년 9월까지 진행하겠다던 양적완화 기한을 6개월 연장한 셈이다. 이로써 올해 3월부터 시작된 ECB의 양적완화 정책은 최소 2년간 지속되게 됐다. ECB는 지난 3월부터 사상 처음으로 유로존 국채를 포함한 유로존 자산을 매달 600억유로어치씩 매입하는 양적완화를 시행하고 있다. ECB가 양적완화 기한을 연장한 것은 유로존이 여전히 디플레이션 불안감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기 총재는 올해 1월 사상 처음으로 유로존 국채를 매입하는 양적완화 시행 계획을 밝히면서 2% 물가 상승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야심차게 시행된 양적완화 정책은 현재까지 뚜렷한 효과를 내지 못 하고 있다. 유럽연합(EU) 통계청인 유로스탯이 전날 공개한 유로존 11월 물가상승률은 0.1%에 그쳤다. 드라기 총재가 선택한 양적완화 기한 연장은 시장의 기대와 다소 어긋나는 결과다. 시장은 ECB가 양적완화를 통한 유로존 자산 매입 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했다. 드라기 총재는 자산 매입 규모가 아닌 대상만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로존 국채에 이어 지방채(regional debt)도 매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자산 매입 규모와 매입 대상에는 충분히 유연성을 가질 수 있다고만 밝혔다. 또 ECB의 이번 결정이 유로존의 경기 회복력을 강화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 관계자들은 자산 매입 규모 확대가 아닌 양적완화 기한 연장이라는 결과에 적잖이 실망하는 분위기다. ECB 통화정책회의 전 약세를 면치 못 하던 유로는 강세로 돌아섰고 유럽 주요 증시도 급락세로 돌아섰다. 한국시간 오후 10시38분 현재 독일 DAX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7%, 프랑스 CAC40 지수는 2.3% 급락하고 있다. 유로도 급등해 유로·달러 환율이 유로당 1.08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