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보험상품을 인터넷에서 한눈에 비교해 보고 가입까지 할 수 있는 '온라인 보험쇼핑' 시대가 열리게 됐다. 금융위원회와 보험업계가 어제 시연회를 가진 '보험다모아'는 소비자가 스스로 보험 종류를 선택하고 각 사 보험료를 비교한 뒤 회사를 선택해 가입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다음 주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간 뒤 내년 4월부터 본격 운영될 것이라고 한다. 소비자의 편익도 높이고 보험사의 경영도 효율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보험다모아는 '온라인 보험 슈퍼마켓'이라고 명명된 것처럼 온라인상에 '보험 큰 장터'를 개장하는 것이다. 이 장터에 여러 보험상품이 한데 진열됨으로써 소비자들은 상품을 쉽게 찾아서 가격을 비교하고 자기에게 맞는 상품을 고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금융위와 보험업계의 설명이다. 직거래로 소비자와 보험사 둘 다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 간의 가격 및 상품개발 경쟁도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 같은 기대효과가 실제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4개월간의 시범운영 기간 동안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고 미흡한 점을 보완해야 한다. 우선 소비자가 복잡한 보험상품을 쉽게 이해할 수 있으려면 상품의 표준화가 필요하다. 조건과 요구가 다양한 소비자들이 스스로 적합한 상품을 골라 가입할 수 있게 상품의 보장범위나 비교 기준을 알기 쉽게 제시해줘야 할 것이다. 보험사들의 투명한 정보공개도 중요하다. 어제 밝힌 것처럼 상품별 사업비를 비교할 수 있도록 공시하는 등 보험상품의 '원가 구조' 등에 대해 충분한 정보가 제공돼야 한다. 여기서 한 가지 우려가 드는 것은 온라인 보험쇼핑의 활성화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소비자가 직접 보험을 고르고 가입하는 방식이 자리를 잡으면 그만큼 설계사 업무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에 전속된 이들만 21만여명에 달하는 설계사 일자리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설계사는 특히 생계형 취업이 많은 직종인 만큼 이들의 일자리를 대거 빼앗는 결과가 되지 않도록 설계사 업무의 조정 등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금융상품 및 시스템의 혁신이 일자리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갈수록 많아질 전망이다. 신한은행이 다음 달 초부터 시범운영하는 무인점포 시스템이 확산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그런 흐름으로 볼 수 있다. 금융과 기술이 결합되는 '핀테크'가 발전할수록 더욱 많이 직면하게 될 문제다. 온라인 보험쇼핑 도입 과정에서 '신금융-일자리 상충'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주목된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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