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유럽통화도 총 맞았다…전세계 덮친 테러공포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오현길 기자]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테러로 우리 경제도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EU) 경제가 테러 충격에 따른 관광객 감소 등으로 더욱 침체될 경우, 우리 수출이 직간접적인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는 16일 긴급 경제점검회의를 소집해 파리 테러의 영향을 점검하고, 비상 대응체계에 들어가기로 했다.◆미국, 금리인상 늦추나= 이번 테러는 세계 경제의 새로운 악재로 등장했다. 당장 EU의 소비위축이 우려된다. 세계 1위 관광대국인 프랑스는 관광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7.5%를 차지하고 있어 관광객 감소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불가피하다. 유럽 사회 전체가 추모 분위기에 휩싸이면서 소비침체는 더욱 깊어질 수 밖에 없다. 3분기 유로존의 GDP 성장률은 0.3%에 그쳐 전분기(0.4%)에 비해 둔화됐으며, 4분기에는 추가로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다음달 정례회의가 열리기 전에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매달 600억유로를 투입해 국채를 매입하는 양적완화를 진행중인 ECB가 국채 매입규모를 확대해 -0.2% 수준인 ECB 시중은행 예치금 금리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 등 신흥국 경제는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세계 교역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9% 줄어 2009년 이후 6년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한 데 이어 이번 테러로 교역규모가 더욱 축소될 여지가 커졌다. 미국, EU, 러시아 등이 이슬람국가(IS)에 보복공격을 감행하면서 전쟁을 본격화 할 경우 세계 경제는 더 많은 리스크를 안게 된다. 특히 전쟁에 따른 세계 교역량 감소는 중국 등 신흥국의 불안을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미국의 금리인상 시기도 늦춰질 수 있다. 당초 올 12월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테러 공포감이 확산되고 세계적인 소비심리 위축을 불러오면 중국 등 신흥국리스크는 급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한국 경제, 엎친데 덮쳤다= 우리 수출에도 비상이 걸렸다. 2001년에 미국 뉴욕에서 발행한 9·11 테러 당시 우리 수출은 13개월 연속 하락하며 상당 기간 침체기를 겪은 경험이 있다. 당시에는 정보기술(IT)버블이 붕괴되면서 세계 경기가 위축되며 3월부터 월간 수출이 역신장을 해오다 9·11 테러가 발생하고 나서 이듬해 3월까지 수출 감소세가 이어졌다. 세계 경기 침체와 저유가로 인해 10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한 지금 상황과 유사하다.프랑스 경제가 위축되면 당장 우리의 대 프랑스 교역이 직접적인 영향에 놓이게 될 전망이다. 올 1월부터 지난달 20일까지 대 프랑스 수출은 21억59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다. 그나마 작년 3월 이후 19개월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다 지난달 가까스로 반등에 성공했지만 다시 어려움에 직면했다. 프랑스는 세계 수출 규모 6위 국가로 우리보다 한 계단 앞서지만, 올 1~8월 수출은 전년 대비 14.4%나 감소하면서 경제 활력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프랑스를 포함한 EU에 대한 수출액도 지난해보다 10.9% 줄며 10개월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 수출에서 EU가 차지하는 비중은 12% 가량으로 중국과 아세안, 북미에 이어 4번째로 큰 시장으로 꼽힌다. EU는 우리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최대 교역국으로, EU 경기 위축으로 중국산 소비재 수출이 줄어들고 우리 중간제품의 중국 수출 감소로 이어지는 도미노현상도 우려된다. 정부는 즉각 비상체계를 가동했다. 정부는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어 파리테러의 경제적 영향과 국제금융시장 영향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환율상승, 주가하락 등 금융시장이 과도하게 불안하지 않도록 하는 한편 EU와 중국에 대한 수출 감소, 세계경제의 부진 등에 대비한 대응책 등을 마련하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주말에 테러가 발생해 이날 다시 개장하는 주요 국가의 금융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당분간 비상근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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