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남중국해 '氣' 싸움 팽팽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노미란 기자]아시아에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가 팽팽하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부 장관은 5일(현지시간) 핵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를 타고 남중국해 순시에 나서며 중국을 자극했다. 카터 장관은 루스벨트호 갑판 위에서 취재진들에게 "남중국해의 많은 나라들은 이곳에서 평화를 유지할 수 있도록 미국이 좀 더 많은 것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지난해 중국이 저지른 대부분의 행동이 이 지역 긴장을 고조시켰고 중국의 행태에 대한 많은 우려를 낳았다"고 말했다.카터 장관이 남중국해 순시 도중 직접적으로 중국을 비난한 것은 남중국해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고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관심을 더욱 집중하겠다는 약속을 상징하는 것이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이 중국에 매우 상징적인 경고장을 전달한 셈"이라며 카터 장관이 이용한 루스벨트호가 시어도어 루스벨트 미국 제26대 대통령과 같은 이름을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처음으로 태평양을 미국의 전략적 요충지로 정의했으며 '말은 부드럽게 하되 커다란 몽둥이를 들고 다녀라(Speak Softly And Carry A Big Stick)' 라는 명언 때문에 루스벨트호에는 '커다란 몽둥이'라는 별칭이 붙었다.중국은 미국의 이번 행위가 중국의 주권과 안보이익을 위협하는 도발행위라고 비난하는 한편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정책을 견제하기 위해 주변국과의 관계 강화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5, 6일 이틀 일정으로 베트남을 국빈 방문해 미국과 가까이 하려는 베트남 껴안기에 나섰다. 베트남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분쟁 중인 국가 중 한 곳이다. 시 주석은 이날 응웬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의 회담에서 양국 간 '전면적 전략 협력동반자'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지속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또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잘 억제·관리하고 지역의 안정과 평화가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남중국해 분쟁당사국 행동수칙'(COC) 제정도 서두르기로 했다. 회담 직후 양국 정상은 공산당 협력을 비롯해 산업 인프라 건설, 철도, 에너지, 금융, 경제, 관광, 문화, 교육 등 각 분야의 협력문건에도 서명했다. 시 주석은 7일 싱가포르에서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과 66년만에 처음으로 정상회담도 한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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