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 국정교과서 덕분에 새정치민주연합에서 통합과 단합의 조짐이 싹트고 있다. 그러나 싹이 꽃을 피우기 전에 재차 내분에 다시 빠질 공산이 커 보인다. 당장 다음주 부터는 문재인 대표 거취 등을 둘러싼 주류와 비주류간의 공방이 가열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3일 강행된 정부의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 이후 새정치연합은 연일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4일 대국민 담화를 갖고 국정화 저지를 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방안으로 헌법소원과 국정화금지법 제정 추진을 말했다. 당 대표의 국정화 저지 진두지휘에 발 맞춰 새정치연합 의원들도 단합하는 양상이다. 지난 2일 시작된 국회 로텐더홀 농성은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6일엔 국정화 저지를 위한 문화제가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개최된다. 문 대표와 끊임없이 각을 세워왔던 안철수 새정치연합 의원도 국정화 저지엔 협조하는 모양새다. 안 의원은 4일 박영선 새정치연합 의원과 공동성명을 내고 "(한국사교과서 국정화는) 박근혜 정권 최고의 실정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역사교과서에 대한 평가는 학계, 교육계, 시민사회의 몫으로 남겨둬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표 및 당 주류의 의견과 별반 다르지 않은 성명서였다. 모처럼 만의 단일 대오에 10·28 재보궐 선거 이후 비주류가 제기했던 문 대표 책임론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당장 급한 '국정화 저지'의 불부터 끄고 보자는 의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같은 화합 분위기는 일장춘몽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당내 비주류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국정화 정국이 일단락되면 문 대표 책임론, 당내 혁신경쟁,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를 위한 의원총회 소집 요구 등이 비주류 중심으로 부각될 예정이다. 야당의 한 관계자는 "국정화 이슈가 소강국면에 들어가는 즉시 비주류가 움직임에 나설 듯하다"면서 "통합전당대회 등 일정을 감안하면 이달 안에 결론을 내야한다는 입장이다"라고 전했다.당내 대표적 비주류 모임인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은 이른 시일 안에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당초 지난 2일 의견을 모으고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국정화 확정고시가 3일 강행되면서 잠정 연기했다. 비주류는 또한 이달내 가칭 '정치혁신을 위한 2020모임'을 출범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 대표와 혁신경쟁을 해온 안 의원의 움직임도 보다 가시화되고 있다. 안 의원은 정치혁신과 공정성장론 등을 주제로 오는 12일까지 대학 강연을 이어간다. 그는 지난 3일 서울 덕성여자대학교 강연 이후 "싸울 건 싸우고 고칠 건 고쳐야 한다"며 "국정교과서 건이 정리되면 문 대표는 제가 제안한 혁신안에 대해서 입장을 밝히셔야 된다"면서 혁신경쟁을 불 지피기 시작했다.오픈프라이머리 논의도 다시금 진행 될 전망이다. 최규성 새정치연합 의원은 내주 초 오픈프라이머리를 논의하는 의총 개최를 요구할 예정이다. 최 의원은 앞서 80여명의 서명을 받아가며 의총 소집 요구서 제출을 주도해왔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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