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케티·디턴, '불평등 대탈주' 그 길을 묻다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21세기 자본(Capital in the twenty-first century)'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와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받는 '위대한 탈출(The great escape)'의 저자 앵거스 디턴(Angus Deaton). 두 경제학자는 지난 300년 간 자본주의 태동과 발전과정을 깊숙히 고찰하고, 그 과정에서 불평등이 어떻게 심화됐는지를 각각의 경제학적 분석을 통해 증명한다. 두 사람의 이론은 정육점과 채소가게의 관계와 비슷하다. 육식주의자나 채식주의자가 아니라면 삼겹살을 사고 곧바로 쌈채소를 구입하듯 한 사람의 이론만으로는 복잡하고 다양한 자본주의 발전과정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상호보완적 관계이기도 하다. "자본의 수익률이 생산과 소득의 성장률을 넘어설 때 자본주의는 자의적이고 견딜 수 없는 불평등을 자동적으로 양산하게 된다. 19세기에 이런 상황이 벌어졌으며, 21세기에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피케티)피케티는 과도한 자본 수익률이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것은 물론 시장의 원활한 작동을 막는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자산의 상속문제를 불평등 해결의 키워드로 봤다. "세계 모든 인구의 평균소득이 1820년부터 1992년까지 7∼8배 증가했고, 극빈층 비율은 84%에서 24%로 감소했다. 하지만 18세기에는 나라 안에서 부유한 지주인 귀족과 서민 사이의 불평등이 대부분이었는데, 오늘날에는 개인 간 소득격차는 물론 국가 간 격차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디턴)디턴은 경제성장으로 많은 사람이 질병과 죽음으로부터 '대탈출'에 성공했지만 개인 간, 나라 간 소득불평등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선진국과 후진국 간의 격차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원조의 문제점과 해법 모색에 몰두한다. 두 사람은 '불평등이란 숙제를 한 꺼풀씩 풀어내고 보다 진화한 경제시스템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감추지 않는다. 피케티는 "경제의 개방성을 유지하고 보호주의적이며 국수주의적 반발을 피하면서 민주주의가 자본주의에 대한 통제력을 되찾고 공동의 이익이 사적인 이익에 앞서도록 보장할 수 있는 방법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디턴도 "부의 엄청난 집중 현상은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창조적 파괴의 숨통을 막아 민주주의와 성장의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나는 조심스럽게 낙관한다. 탈출 욕구는 깊이 뿌리내리고 있으며 쉽게 좌절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피력했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이론이 불완전하고 미완성이라고 강조한다. '어떻게 불평등을 해소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 찾기는 현재진행형이다.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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