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서울 시내 면세점에 고객들이 계산을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롯데그룹이 연말 종료되는 면세점 사업권을 지켜낼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해지는 분위기다. 가족간 다툼으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데다가 과점 기업의 시장진입을 규제하는 방안까지 검토되면서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연말 사업권이 종료되는 서울 및 부산 시내 면세점 사업권에 대한 심사결과가 다음달 발표될 예정이다. 사업자는 앞서 진행된 실사 결과와 11월 초 각 업체의 사업계획 발표(PT) 심사내용을 종합해 결정된다. 입찰에는 기존 사업자인 롯데, SK, 신세계 뿐 아니라 두산, 형지 등이 나서며 접전을 벌이고 있다. 각 기업들이 앞다퉈 사업 전략을 발표하며 면세점 사업권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업계 1위 사업자인 롯데는 시간이 갈 수록 수세에 몰리는 양상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경영권을 둘러싼 롯데그룹 오너 일가의 내홍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장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을 후계자로 공개 지명하면서, 차남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대한 명분이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 양측의 갈등은 법적 분쟁으로 비화된 데 이어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을 두고도 충돌하는 등 '진흙탕 싸움'이라는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수면위로 올라온 형제간 갈등으로 롯데는 정치권 안팎으로부터 면세사업권에 대한 압박을 받았다. 가족간의 볼썽사나운 경영권 분쟁은 심사에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사업은 롯데그룹의 핵심 사업 중 하나"라면서 "2개의 면세점 사업권을 하나라도 수성하지 못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성평가를 위주로 심사한다고 하지만, 롯데를 바라보는 부정적 시선이 확산된다면 감점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면세시장 점유율 50%를 넘어선 '과점' 체제로 문제다. 지난 7월 매출액 기준 롯데의 점유율은 50.1%로 2위 기업 신라(29.5%)를 큰 격차로 따돌리고 있다. 이 같은 시장구조를 개편하기 위해 과점기업의 진입을 제한하거나 점유율을 평가 때 감점반영하는 방안도 논의중이다. 최낙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관련 공청회의 주제발표를 통해 "일정 매출규모 이상 사업자의 참여를 제한하거나, 평가기준에 시장점유율을 추가해 높을수록 일정점수를 감점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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