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지난 1일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80번째 확진자(35)가 다시 양성 반응으로 재입원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보건복지부 메르스대책본부에 따르면 80번 환자는 지난 11일 새벽 5시께 발열과 구토 증세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찾았다. 선별진료소를 거쳐 응급실에서 대기중인던 이 환자는 삼성병원에서 진행한 메르스 유전자 검사에서 양성에 가까운 결과가 나왔고, 입원 치료를 받았던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다. 서울대병원과 질병관리본부의 유전자 검사에서도 메르스 바이러스가 검출됐지만 경계선에 가까운 양성을 나타내 격리했다고 의료진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환자의 몸 속에 남아있던 소량의 바이러스 유전자 조각이 검출된 것으로 판단했다. 80번 환자가 퇴원하기 직전까지 바이러스가 증식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유전자 배양검사에서 음성으로 확인된데 따른 것이다. 80번 환자를 직접 진료한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최평균 교수는 "이 환자는 메르스 증상이 이미 6월말에 소실됐지만 유전자 검사에서 양성과 음성의 경계선상에서 지속적으로 양성 반응을 보며 '2번 이상 음성'인 퇴원기준을 만족하지 못해 격리를 유지한 것"이라며 "현재도 지난 두달간 상황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최 교수는 "바이러스를 배양하기 위해선 일정 수준 이상의 바이러스가 검출돼야 하는데 이 환자는 바이러스가 배양될만한 유전자양의 1만분의 1정도 밖에 유전자가 검출돼지 않은 상태가 두달 이상 유지됐다"고 강조했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검사 수치가 경계값에 있기 때문에 환자의 체내에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증식하고 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실제 국립중앙의료원의 김가연 감염내과 전문의에 따르면 유전자 검사(PCR)에선 죽어있는 바이러스에서도 유전자 조각이 검출될 수 있다. 김 전문의는 " 한참 바이러스가 활동하는 시기에는 당연히 검출되고, 지금처럼 여러가지 증세은 좋아진 것 같은데 조각이 검출되면 이것이 살아있는 것인지 죽어있는 것인지 (판단하기)애매해질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의료진은 80번 환자의 발열 등 메르스 증상은 기저질환인 혈액암에 의한 것으로 판단했다. 김 교수는 "발열이 있지만 호흡기 증상인 기침이나 가래가 없었다"면서 "흉부 방사선 소견에서 폐렴이 새로 생긴 증상이 없었고, 반면에 악성임파종의 악화를 시사할 만한 몇 가지 소견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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