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칠 때 떠났다…46세에 깜짝 은퇴

펀드매니저 최전성기 '가족과 함께 시간보내겠다' 밝혀

피터 린치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피터 린치는 불과 13년의 펀드매니저 생활로 워런 버핏, 존 템플턴, 필립 피셔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전설이 됐다. 한창 전성기를 달리던 1990년, 피터 린치는 돌연 46세의 나이에 은퇴를 선언하고 월가를 떠났다.  2000개 기업의 종목 코드는 외우고 있으면서 딸의 생일은 기억하지 못했고, 바쁜 일상을 소화하느라 돌보지 못한 아내가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피터 린치는 은퇴를 결심했다. 피터 린치가 10살이 되던 해에 보스턴 대학 수학교수였던 아버지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던 점도 은퇴를 결심하게 된 배경 중 하나였다. 당시 피티 린치의 아버지도 46세였다. 그는 "죽기 전에 회사에서 더 열심히 일할 걸이라고 후회하는 사람은 없다"는 짤막한 이야기를 남기고 월가를 떠났다.  피터 린치의 은퇴 소식은 월가 투자가들 사이에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축구로 치면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스트라이커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몸값을 뿌리치고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한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월가의 투자자들에게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었다. 그러나 그의 나이 71세인 2015년, 서울 여의도에 근무하는 펀드매니저들은 피터 린치의 짧지만 화려한 경력을 부러워한다. 그의 삶을 두고 '펀드매니저라면 한 번쯤 꿈꾸는 삶'이라고 평가하는 펀드매니저도 적지 않다. 그는 현재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연구 고문을 맡고 있다. 이른바 '텐 배거(ten bagger)' 기업을 발굴하던 그는 은퇴 이후 수많은 투자단체에 투자경험과 노하우(Know How)를 전수하고 있다. 본인이 기관투자가였지만 제한이 많은 기관투자가보다 현명한 개인투자자들이 더 좋은 기업에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은퇴 전후 그가 쓴 책은 대부분 국내에도 여러 권 번역돼 있다. '증권투자로 돈버는 비결(Learn to Earn)'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One Up on Wall Street)' '피터 린치의 이기는 투자(Beating the Street)'라는 제목으로 각각 판매되고 있다.  '가족'을 찾아 떠난 월가 최고의 펀드매니저는 월가 최고의 '전설'로 남아 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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