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서러운' 전세 난민 3년간 30만명 넘었다

행정자치부 17개 시도별 인구 전출입 현황...경기·인천 유입인구는 계속 늘어나

김포한강신도사 아파트. 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서울 사는 우리 아들이 내려 왔어. 자 인사해". "(당황스러운 침묵)아…네, 안녕하세요."추석을 맞아 고향으로 간 경기도 일산 주민 A(44세)씨는 본의 아니게 친척과 이웃들에게 사는 곳을 속여야만 했다. A씨는 전형적인 '전세 난민'으로 얼마전 서울에서 경기도로 밀려난 케이스다. 전세살던 아파트 주인이 월세로 바꾸겠다는 바람에 출퇴근길이 멀어지는 것을 감수하면서 눈물을 머금고 일산의 한 아파트로 옮겼다. 하지만 부모님은 여전히 A씨를 다른 사람들에게 '서울 사는 아들'이라고 소개했고, A씨는 침묵으로 이를 긍정하고 말았다. A씨는 "월세 100만원을 내라는 얘기를 듣고 인근 다른 아파트를 알아봤지만 매물도 거의 없었고 나와 있는 것들은 5000만원 이상이 더 필요했다"며 "내가 서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처음으로 실감하게 됐다"고 한탄했다.
A씨처럼 서울의 전셋값 급상승에 따라 경기ㆍ인천 등으로 이주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서울의 인구 유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29일 행정자치부의 17개 시도별 인구 전출입 현황에 따르면, 서울을 떠나는 인구가 최근 3년간 34만5751명에 달했다. 매년 11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서울에서 빠져나가고 있는 셈이다. 반면 같은 수도권인 경기와 인천으로 유입되는 인구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최근 3년간 경기도 외 지역에서 경기도로 유입된 인구수는 25만2328명에 달했다. 2위는 세종시로 8만2706명, 인천이 6만4740명으로 뒤를 이었다. 귀농ㆍ귀촌 등 '문화이민' 바람이 불고 있는 제주도도 최근 3년간 3만0357명의 인구가 유입되어 충남(4만1947명)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인구 유출 지역의 경우 서울에 이어 부산이 2위를 차지했다. 3년간 5만9063명이 줄었다. 3위는 대구로 4만3483명 감소했다. 이외에도 대전 1만8038명, 경북 1만1911명, 전남 1만611명, 전북 1만473명 등에서 인구가 감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자체별 인구 전출입 현황

이에 대해 임수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서울의 전월세 등 주택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반면, 수도권 지역으로의 교통 인프라는 개선되고 있어 서울의 인구가 경기, 인천 등으로 빠져나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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