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추석 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모인 가족 친지와의 자리에서 꺼내지 말아야 할 대표적인 화두 중 하나가 '정치'라는 말이 있다. 종교만큼이나 개인별 성향이 달라 명절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들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라걱정' 정치 토론은 빠지지 않는게 현실이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와 공천방식 등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최소한의 용어나 이슈만 정확히 알아도 불필요한 언쟁없이 정치를 주제로 도란도란 이야기 나눌 수 있다.◆우리 지역구가 없어진다고?= 총선이 불과 7개월 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지만 선거구 등이 확정되지 않은 채 논란만 커지고 있다. 출발점은 헌법재판소 판결이었다. 그동안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 지역간 인구 편차가 1대 3까지 허용됐지만 헌법재판소가 내년 총선부터는 인구편차를 1대 2로 낮춰야 한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인구 10만명인 곳도 1석, 30만명인 곳도 1석이라면 인구 30만명 지역에 사는 국민이 억울하지 않겠냐는 취지다. 행정구역, 지역 대표성 등의 이유로 그동안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지역에서도 국회의원을 배출 할 수 있었지만 인구 편차가 줄어들게 됨에 따라 선거구간 통폐합이 필수 불가결한 상황이 됐다.일차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되는 지역은 농어촌 지역이다. 이들 지역은 다소 적은 인구라 하더라도 그동안 1대 3의 인구편차가 유지됨에 따라 지역 대표 의원을 둘 수 있었지만 이제는 인구가 부족해 주변지역을 합해 한 명의 의원을 뽑아야 하는 상황이다.강원도 일부 지역의 경우 인구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5∼6개의 시군이 한 개의 선거구가 된다. 이 경우 면적기준으로 가장 작은 서울 중랑구에 비해 500배 이상의 면적을 차지하는 선거구가 등장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여야 농촌지역 의원들은 지역 대표성과 의정활동의 한계 등을 들어 비례 대표 의석을 줄여서라도 농어촌특별선거구를 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대로 새정치연합 지도부와 정의당 등은 비례대표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전문인력의 국회 진출과 사표 방지 등을 위해서는 비례대표가 필요한 상황인데, 역으로 줄이자는 의견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농어촌의원, 비례대표, 여야 지도부 모두 선거구를 두고 제각각 갑론을박 중이다. ◆국민에게 공천권 준다는 오픈프라이머리 논란, 왜?= 총선을 앞두고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도 뜨거운 쟁점이다. 국민이 직접 정당의 공직출마 후보자를 선출하는 오픈프라이머리제도는 정당공천 제도가 갖고 있는 폐해를 극복하고, 제왕적 정당 구조를 새롭게 바꿀 수 있는 개혁 방안으로 논의돼 왔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그동안 오픈프라이머리를 강력하게 추진해왔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수용할 경우 논의가 가능하다고 역제안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오픈프라이머리가 물 건너갔다는 분석도 있다. 새누리당이 오픈프라이머리를 두고서 논란을 벌이는 까닭은 이 제도가 현역 의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역의원은 지역구별로 탄탄한 조직동원력을 이미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가까운 친박 의원들이 비박 의원들보다 열세인 상황에서 오픈프라이머리 제도가 도입된다면 현역 의원들이 그대로 재선에 성공해 비박 우위의 계파 구조가 계속될 수 있다. 다만, 오픈프라이머리는 공정성 담보를 위해 여야 동시에 도입해야 하는 걸림돌이 있다. 이 때문에 친박에서는 오픈프라이머리 대신 새로운 방식으로 국회의원 후보자를 결정하는 방식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야 차기 대권주자 누가 나설까=정치 이야기가 시작되면 끝판왕은 차기 대권주자에 대한 평가일 것이다. 현재 차기 대권주자 1순위는 여야 대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4ㆍ29 재보선에서 승리를 거둔 뒤 앞서가고 있는 반면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선거 패배 이후 야권 1위 자리를 놓고 박원순 서울 시장과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김 대표의 경우에는 사위의 마약스캔들뿐만 아니라 현 정권의 전폭적인 지지를 못하고 있다고 알려진 점이 차기 대권으로 가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이 많다. 반대로 문 대표는 당대표 취임 이후 리더십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데다 당내 비주류 등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는 점이 약점이다. 총선 결과에 따라 두 사람이 대권행 KTX를 탈지, 아니면 완행열차를 탈지 결판난다.여권에서는 김 대표 외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정몽준 전 의원, 유승민 원내대표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최근 청와대 정무특보를 맡고 있는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은 "친박 의원들 중에 차기 대선에 도전할 분들이 있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재로서는 김 대표 외에 뚜렸한 인물이 없지만 총선 이후 시점에는 보다 분명한 구도가 정립될 것으로 보인다.야당은 문 대표 외에도 박원순 서울시장, 안철수 새정치연합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선발투수 강판후에도 마운드에 오를 구원투수가 많다는 것이 야당의 장점이자 고민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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