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품은 '글로벌 한가위' 꿈꾼다

이주민지원단체 지구촌사랑나눔 김해성 대표

26일 서울대공원서 시민들과 나눔 행사정부 정책보다 국민들 의식개선 중요

김해성 대표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허울뿐인 민족의식에 갇혀 있는 한 한국에서 살아가는 다문화가족 구성원 대부분은 인종 차별과 불안한 생활환경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민족 대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이주민지원단체인 지구촌사랑나눔(사단법인)의 김해성 대표(55)가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다문화가족을 대신해 목소리를 냈다.24일 김 대표는 "정부 정책보다 더 근본적으로 개선돼야 할 부분은 다문화가족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국민들의 의식"이라고 못 박았다.김 대표는 "그간 다문화가족을 지원하는 정부 정책은 꾸준히 전개돼온 반면 사람들의 편견과 인식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그 예로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다문화 아이에게 '어느 나라에서 살다 왔냐'고 묻는 어른들, 까만 피부에 곱슬머리를 지닌 초등학교 여학생에게 '네 피부 색깔은 우리랑 다르다'고 놀리는 또래 아이들을 꼽았다. 정부가 다문화가족의 정착을 위한 정책을 실시한 지 올해로 꼭 10년. 여성가족부의 2015년 기준 통계에 따르면 다문화가족 수는 82만명 내외다. 이는 결혼이민자 및 인지ㆍ귀화자 30만5000명(한국계 중국인-중국인-베트남인-필리핀인-일본인 순), 배우자 30만5000명, 자녀 20만8000명을 포함한 숫자로, 정부는 다문화가족 수가 2020년엔 100만명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교육부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2015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1일 기준 국내 유치원 및 초중고교에 다니는 다문화 학생은 8만2536명으로 전체 681만9927명 가운데 1.4%를 차지했다. 다문화 아이들의 교육 문제도 눈앞에 닥친 숙제가 됐다.이에 대해 김 대표는 "국제결혼 증가라던가 저출산 문제는 정부로서도 전혀 예측하거나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라고 보고 있다"며 "이 때문에 다문화 아이들과 부모들이 겪는 심리적인 고충을 해결하거나 제도적 여건을 마련하는 데 다양한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다문화가족이 한국인과 외국인, 특히 동남아인의 결혼으로 이루어진 가정으로 좁게 해석되는 것과 다문화가족의 일자리나 주거, 교육 지원이 보다 폭넓게 전개되지 못하는 점도 걸림돌이라고 그는 말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구촌사랑나눔은 지구촌학교, 한국외국인력지원센터 등 기존 다문화 지원시설 외에 올해 1월 이주여성지원센터 사업을 새롭게 시작했다. 외국인 이주여성을 돕겠다는 취지로 설립된 이곳은 외국인 노동자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들을 위탁해 돌봐주거나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주여성들의 출산과 양육을 돕는다. 김 대표는 "과거 결혼이민자를 적대적으로 바라보며 마음의 담을 쌓던 시기가 있었다"면서 "이제는 싫든 좋든 가족이 됐고, 또 관련법도 마련됐지만 다문화 지원의 범위를 외국인노동자 가족에까지 넓혀야만 진정한 의미의 다문화 정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구촌사랑나눔은 26일 서울대공원 분수대 광장에서 서울시민과 이주민가족이 함께하는 동물원 나들이 행사도 진행한다. 참여 예상 인원은 3000여명. 김 대표는 "다문화가족들이 한국 고유 명절인 추석을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마련한 자리"라며 "이들 가정들을 둘러싼 유대관계가 돈독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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