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반토막인데'…산성앨엔에스 뒷북보고서

대신증권, 산성앨엔에스 목표가 뒤늦게 13만원→6만원 절반 낮춰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산성앨엔에스의 기업가치를 한 번에 절반 이하로 낮추는 보고서가 등장했다. 하지만 보고서가 나온 시점은 주가가 이미 떨어질 만큼 떨어진 뒤라 투자정보로써 가치가 없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11일 대신증권은 산성앨엔에스 목표주가를 13만원에서 6만원으로 내리며 목표주가를 한 번에 절반 이하로 대폭 낮췄다.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시장수익률'로 내렸다. 중국 정부의 '따이공' 규제 강화로 인한 매출 감소를 반영해 실적 전망치를 큰 폭으로 낮춘 데 따른 것이다.  따이공은 중국 내 당국의 위생허가를 받지 못한 수입품을 판매하는 경로로 일명 보따리상을 일컫는다. 중국 정부는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올 들어 따이공 규제를 강화해 왔는데, 산성앨엔에스는 이 따이공과 면세점을 통해 올리는 매출액이 전체 매출액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매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신증권은 이날 산성앨엔에스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1870억원, 440억원으로 종전 추정치 대비 각각 24%, 37%씩 내렸다. 2016년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도 종전 대비 각각 38%, 52%씩 내려잡았다.  박신애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전망치 하향 배경에 대해 "유통 채널 안정성에 대한 판단에 오류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중국향 물량의 70% 가까이를 담당하는 대리상 매출 중 따이공을 통한 밀수 물량이 상당 부분 존재했고, 2분기부터 중국 정부가 갑작스럽게 따이공 규제에 나서면서 매출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설명했다.  
산성앨엔에스는 올 들어 주가 상승률이 가장 두드러진 화장품주로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주력제품인 '리더스마스크팩'이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주가는 연초대비 최대 420%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당시 대신증권은 '눈부신 성장', '강한 자신감의 표출', '높은 기대치 초과달성' 등 장밋빛 구절로 가득한 보고서를 쏟아내며 목표주가를 경쟁적으로 올렸다.  그러다가 지난 2분기 메르스 여파에 중국 따이공 규제 강화라는 악재가 맞물리며 상황은 반전됐다. 산성앨엔에스는 지난 2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우려가 실적으로 입증됐다. 산성앨엔에스 주가는 지난 6월 12만4200원 최고점을 찍은 뒤 약세를 거듭하며 전일 5만4100원까지 떨어졌다.  이 기간 주가 하락폭은 56.44%에 달한다. 시가총액도 2조217억원에서 9705억원으로 1조512억원이 쪼그라들었다. 주가가 급락하는 지난 2개월여간 대신증권은 현 주가 대비 배 이상 높은 목표가를 유지했다. 보고서가 나온 시점은 이미 주가가 고점 대비 절반 이상 떨어진 뒤다.  이 같은 반토막 보고서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은 황당하기만 하다. 한 개인 투자자는 "중국 정부의 따이공 규제라는 구조적 변수는 갑자기 불거진 게 아닌데 증권가에선 장밋빛 전망에 근거해 높은 목표주가를 유지하다가 떨어질 만큼 떨어진 뒤에야 대폭 조정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라고 지적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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