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OMC 앞둔 금통위, 기준금리 선택은?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오는 16~17일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앞서 한국은행이 11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어 9월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 7~8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번 금통위는 미국이 금리를 올리기 전 마지막으로 금리를 내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때마침 BNP파리바와 클레이즈 등 해외 IB들은 수출 등 경기지표 부진 등으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 3일 국내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674%로 전날보다 0.022%포인트 하락하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한 것도 이같은 기대가 반영된 결과였다. 하지만 사상 최저치인 연 1.50%로 떨어진 기준금리를 더 내리는 데 따른 부작용이 클 것이라는 이유에서 동결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고된 시점에서 금통위가 쉽게 기준금리를 움직이지 못할 것이란 근거에서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게 되면 한국 경제의 잠재적 위험요서인 가계부채의 뇌관이 터질 수도 있다. 작년 8월 이후의 부동산 관련 대출규제 완화와 함께 기준금리가 4차례에 걸쳐 총 1.0%포인트 떨어지면서 가계부채는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지난 1년 새 95조원이나 늘었다. 6월 말 현재 가계부채는 1130조원을 넘어섰다. 정부가 지난 7월 말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 균등분할상환을 확대하는 내용의 가계부채 대책을 내놨지만 가계부채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설상가상 최근엔 기업부채에 대한 공포도 커졌다. 한국은행이 외부감사를 받는 비금융법인 2만5452개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전체 기업 중 한계기업(이자보상비율 3년 연속 100% 미만 기업) 비중은 2009년 12.8%(2698개)에서 2014년말 15.2%(3295개)로 증가했다. 문제는 이들 한계기업이 저금리의 장기화에 힘입어 차입금을 오히려 늘리며 생존을 이어가고 있다는 데 있다. 2009~2014년 중 일반기업의 부채비율은 전반적으로 하락했지만 한계기업의 부채비율은 되레 상승했다. 비한계 기업의 부채비율은 2009년 107.0%에서 2014년 81.8%로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계기업의 부채비율은 171.1%에서 238.5%로 늘었다. 최근들어 늘어난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현상도 추가 인하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현재로서는 금리를 내려 얻을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더 크다"이라며 "현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미국의 9월 금리인상 경계감까지 고려하면 향후 원·달러 환율이 점차 상승할 수 있다"며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외국인의 코스피 현물 순매도를 부추킬 수 있기 때문에 한은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은 추가 기준금리 인하는 원·달러 환율 상승 속도를 가속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는 향후 한은 기준금리 동결 지지 재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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