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방세 3.3조 감면'…주민세 올리더니 기업 혜택만 늘려

행정자치부, 20일 지방세 3법 개정안 밝혀...21일 입법 예고

행정자치부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정부가 경기 활성화를 위해 3조3000억원 가량의 지방세 감면 혜택을 신설ㆍ연장하기로 했다. 당초 한시적 감면 혜택을 대폭 줄여 지방세수를 확충해 지방 재정난 해소에 나서겠다는 방침에서 정반대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정부는 올해부터 주민세를 대폭 올려 약 1000억원 안팎의 추가 세수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 부동산 경기 활성화ㆍ경쟁력 강화 등 기업들에 대한 감면 혜택을 대거 신설해 논란이 예상된다. 기업들이 돈을 많이 벌게 해 일자리 창출ㆍ경기 활성화 즉 '낙수 효과'를 노리겠다는 계산인데, 이미 전세계적인 통계 조사 결과 '무의미하다'고 결론이 난 경제 이론을 무조건 추종하는 시대착오적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같은 내용의 지방세 3법 개정안을 21일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경제 활성화와 민생 안정 도모를 위해 부동산 경기 활성화, 기업 경쟁력 강화, 일자리 창출을 위해 5개의 지방세 감면 혜택 조항을 신설하기로 했다. 또 올해 말로 혜택이 종료되는 100여개 지방세 감면 조항의 효력을 연장하기로 했다. 일부 사업 종료 등으로 인한 효력 상실 조항은 그대로 폐지한다.이에 따라 예상되는 지방세 감면 효과는 신설 5개 조항으로 인한 900억원과, 연장 조항으로 인한 3조3000억원, 폐지 조항 -900억원 등으로 총 3조3000억원에 달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2014년 세수 결산 기준으로 장애인자동차 지방세 감면 2400억원, 면세유 지방세 감면 4300억원, 임대주택사업자 감면 3500억원, 경차 구입자 감면 1350억원 등의 혜택이 그대로 유지된다. 항목 별로 우선 경제활성화를 위해 부동산 경기 활성화 관련 지방세 감면 혜택을 대거 신설했다. 2년 이상 장기간 방치된 공사 중단 건축물의 공사를 재개할 경우 취득세(35%), 재산세(25%)를 각각 감면하는 조항이 신설됐고, 기업형 임대주택(60~85㎡)에 대한 취득세 감면 혜택이 확대(25→50%)댔다. 부동산투자회사ㆍ집합투자기구 등이 미분양 주택을 살 경우에 취득세(50%), 재산세(0.1% 세율특례) 감면 혜택을 주고,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 보증을 위해 취득하는 주택에 대해서도 취득세 50%를 깎아 준다. 주택재개발 사업 등의 사업 시행자와 사업대상 부동산 소유자에 대해서도 취득세가 면제된다.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 재편 기업에 대한 등록면허세가 50% 할인된다.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수협 중앙회)에서 분리돼 신설되는 수협 은행에 대해 취득세100%, 등록면허세 90%를 각각 깎아주기로 했다. 기존 기업 합병ㆍ분할ㆍ사업 양수 양도 등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때 취득세를 면제해주기로 했다.일자리 창출을 위해선 주민세 종업원분 면세 기준을 변경해주기로 했다. 현재 종업원수를 기준으로 50인 이하에만 주민세 종업원분을 면세해주는데, 이는 50인 이하 기업의 고용 증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이에 정부는 면세 기준을 종업원수 기준에서 월급여총액(최근 1년간 월급여 총 1억3500만원 이하) 기준으로 변경했다. 이밖에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창업보육센터 입주자, 벤처기업 집적시설 입주기업 등에 대한 중과세 적용 배제를 연장해주며, 중소기업간 통합에 따른 취득세 면제, 개인사업자의 법인 전환시 취득세 전액 감면 혜택도 지속된다.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지방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ㆍ지역신용보증재단도 취득세ㆍ재산세ㆍ등록면허세 50%를 계속 감면해주기로 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 금액ㆍ특허권 취득 금액에 대해선 국세 10% 수준으로 개인지방소득세에서 소득 공제해준다. 또 논란이 됐던 경차 및 전기자동차,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에 대한 세제 혜택도 지속하기로 했다. 전기자동차ㆍ하이브리드자동차에 대해선 취득세 140만원 세액 공제혜택이 연장되고, 1000cc미만 경차에 대해서도 취득세 면제가 계속 된다. 장애인 자동차에 대한 면세 혜택,40㎡이하 서민 주택에 대한 취득세 면제 혜택 등도 계속해주기로 했다. 정부는 이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9월4일까지 입법예고한 후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오는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정정순 행자부 지방세제실장은 "부동산 활성화를 통한 경기 부양이라는 정부의 정책적 목표를 달성해 경제를 살리자는 데 방점을 두고 지방세제 개편안을 마련했다"며 "심각한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지방세수 확보보다는 일단 경기를 살려 기업이 잘 되도록 해야 일자리도 창출되고 지방세수도 늘어나는 선순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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