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만에 최대 분양…2~3년 후 폭탄 될 수도

하반기 분양시장 점검

-하반기 24만가구 공급, 상반기 합쳐 43만가구…미분양 다시 늘어 -가계대출 강화·미국 금리인상 임박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도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주상돈 기자]여름 휴가철이 지나면서 하반기 분양시장 문이 활짝 열렸다. '공급 과잉' 빨간불이 켜졌지만 건설사들은 상반기보다 더 많은 24만가구를 쏟아낼 예정이다. 하반기 이후 주택 경기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이 짙어지고 있다.1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하반기 전국에 24만2730가구가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훈풍을 타고 19만여가구가 분양시장에 나왔던 상반기보다 5만가구나 더 많다. 이중 가을 성수기를 앞둔 8월 이후 분양되는 물량만 18만9142가구다. 하반기 전체 가구 수의 78%나 된다. 남양주 다산신도시에서 9월 첫 민간분양 물량 2800여가구가 나오는 등 대단지가 많다. 올 한해로 보면 분양 물량이 43만가구가 공급된다는 얘긴데, 15년 만에 가장 많을 것으로 보인다. 분양시장이 살아나자 건설사들이 앞 다퉈 '밀어내기 분양'에 나선 결과다. 문제는 분양 성적이다. 주택 구매 심리가 회복되고 분양시장이 호조를 보이며 꾸준히 줄었던 미분양 물량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6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3만4068가구로 5월(2만8142가구)에 비해 20% 이상 급증했다. 공급 과다로 미분양 적체가 심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은 이유다.주택분양지수도 이런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8월 분양계획지수는 114.0으로 전월 대비 15.3포인트 하락했다. 분양실적지수는 16.9포인트 떨어진 109.1이었다. 두 지수 모두 올해 최저치다. 하반기 분양 물량이 집중돼 있는데도 분양계획지수와 분양실적지수가 4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어 밀어내기식 분양에 대한 건설사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치솟던 청약 경쟁률에도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7월 청약을 진행한 전국 87개 단지 중 모집 가구 수를 채우지 못하고 미달된 단지는 29개로, 전체의 3분의 1에 달했다. 이처럼 공급 과잉에서 촉발된 이상 기류가 향후 부동산 시장 하락세를 이끌 수도 있다. 올해 분양시장에 쏟아진 가구가 입주하는 2~3년 후 '입주 폭탄'으로 돌아와 주택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서다. 아파트 입주물량은 올해 25만2000여가구에서 2016년 26만9000여가구, 2017년 28만4000여가구 등으로 꾸준히 증가할 예정이다. 내년 1월부터 가계대출의 문턱이 높아지는 것도 변수 중 하나다. 정부가 7·22 가계부채관리대책을 통해 과열 양상을 빚고 있는 주택시장의 위험 관리를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 시장 변화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 밖에 하반기 예정된 미국의 금리인상과 중국의 환율정책 등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더해지며 부동산 시장의 불안을 부채질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상반기의 분양시장 호조세는 하반기까지 이어지겠지만 향후 주택 경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반기 금리 인상폭은 제한적이겠지만 내년 이후 부동산 시장이 받을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라면서 "투자 수요가 적극 유입되고 있는 분양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은 주산연 책임연구원도 "금융정책 변화가 수요자의 경제적 부담과 수요 위축으로 이어져 주택시장 회복세를 위협하는 새로운 변수로 등장할 수 있다"고 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주상돈 기자 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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