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4일 자정 의정부 교도소를 나오고 있다.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4일 출소한 직후, 자택이 아닌 서울 종로구 서린동 본사 사옥에 들러 가족 및 임원진들과 소회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0시 5분께 경기도 의정부교도소를 출소한 최 회장은 새벽 3시가 다 될 때까지 본사에 머물렀다. 회사 업무를 파악하는 일이 시급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게 회사 관계자 설명이다.15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출소 직후 자택이 아닌, 서린동 본사에 있는 회장 집무실에 들러 김창근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그룹 경영진을 만났다. 가족 중에서는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장녀 최윤정씨, 아들 최인근씨가 함께해 애틋한 시간을 보냈다. 차녀 최민정 해군 소위는 지난 6월부터 중동 아덴만에 파견된 터라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SK그룹 고위 관계자는 "최 회장이 14일 출소한 후 서린동 본사에서 가족 및 경영진들과 회동했다"면서 "간단하게 야식을 먹은 후 2시간 정도 회사에 머물러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고 말했다.또다른 SK그룹 관계자는 "다음주까지 공식 일정이 잡힌 게 없다"면서 "당분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휴식을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최 회장은 출소 직후, 경영 복귀 시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업무 공백이 길었기 때문에 시간을 좀 갖고 상황 파악을 해보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대답했다.그러나 일각에서는 최 회장의 경영 구상 시기가 길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정부의 '경제살리기'에 화답하기 위해서라도 속히 가시적인 성과를 그려내야하기 때문이다.SK그룹은 향후 대형 M&A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은 동부발전당진, 동부하이텍, KT렌탈, ADT캡스, STX에너지, 호주 유나이티드페트롤리엄(UP) 등 굵직한 M&A 경쟁에서 모두 참패했다. 가장 최근 M&A를 실시했던 것은 최 회장이 수감되기 전인 2012년 2월 SK하이닉스가 전부다. 당시 3조원이 넘는 인수비용에 내부 반발이 있었지만 최 회장이 뚝심으로 성사시켰다. 결과는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SK그룹 매출은 지난해 기준 165조원으로 SK하이닉스 인수 전인 2010년 110조원에서 30% 이상 급증했다. 그러나 이후의 M&A 성과는 전무하다. 수조원대 M&A를 결정할 총수의 경영판단이 불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이다.따라서 최 회장은 이달까지는 자택에서 쉬면서 임원들의 보고를 받고 지시하되, 다음 달부터는 SK하이닉스 공장이나 창조경제혁신센터 방문 등을 통해 경영 일선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또한 최 회장이 직접 "에너지, 통신, 반도체 분야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와 관련한 계열사들의 움직임도 바빠질 것으로 전망된다.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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