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부총리 "롯데 사태 실망스럽다. 스스로 개선하지 않으면 그에 상응하는 대응 있을 것"6일 당정협의회에서도 롯데법 관련 논의…롯데그룹 당혹감 속 대응책 마련 고심[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일파만파로 커지는 형국이다. 정치권과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롯데그룹에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매우 실망스럽다'고 표현한 최 부총리는 롯데 스스로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이에 상응하는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롯데를 압박했다.최경환 부총리는 6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세제발전심의위원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을 만나 "정부는 이번 롯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필요하면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와 자금흐름을 관계 기관이 엄밀히 살펴볼 방침"이라고 말했다.최 부총리는 "롯데그룹은 경영권 다툼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스스로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개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시장에서 그에 상응하는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대기업 순환출자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번 정부 들어 신규 순환출자는 금지하도록 법 개정을 완료했고, 기존 순환출자는 기업 스스로 개선하도록 했다"며 "순환출자 문제는 이런 기조 아래서 검토가 돼야 한다"고 전했다.정치권에서 제기되는 '기존 순환출자도 해소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법개정 검토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그는 또 "국내 5대 그룹인 롯데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경영권 다툼을 벌이는 것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최 부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롯데 경영권 분쟁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경고'의 의미로 해석된다. 또 롯데 오너일가 사태가 재벌 기업 전체에 불똥이 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서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5일 오전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에 대해 "국민들의 분노가 거세지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당정은 이날 롯데 등 대기업 소유구조 관련 긴급 당정협의를 갖는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달 말 롯데측에 관련자료 제출을 요청한 상태다. 공정위는 이날 기업집단 롯데의 해외계열사 소유 실태(주주 및 출자 현황) 파악에 나섰다고 밝혔다. 공정위 측은 "동일인이 해외계열사를 통해 국내계열사를 지배하는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에, 해외계열사를 포함한 전체적인 소유구조를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방위 압박이 심해지면서 롯데그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공정위가 주주들에 대한 자료를 내놓으라고 강제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특수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공정위 요청에 대해 적법한 절차나 내용의 답변을 준비해서 응대할 것"이라고 말했다.정부와 정치권 공세에 롯데의 불투명하고 복잡한 지배구조가 개선될 수 있을 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것은 광윤사와 일본 롯데홀딩스다. 두 곳 모두 비상장사다. 누가 얼마의 지분을 갖고 있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특히 신격호 총괄회장의 개인 회사로 알려진 광윤사는 오너 일가 일부 외에는 아는 사람이 없다.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격인 호텔롯데도 불투명하기는 마찬가지다. 호텔롯데는 일본 기업 지분율은 99%를 넘는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19.07%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80.21%는 일본 롯데계열 L투자회사가 지녔다. 일본은 아무리 큰 기업도 상장하지 않으면 기업 정보를 공개할 의무가 없다. 비상장 구멍가게(페이퍼컴퍼니)가 한일 롯데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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