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앞으로 중국을 방문하면 뭐라고 할지 걱정된다."미국을 방문 중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워싱턴 특파원들에게 "우리에겐 역시 중국보다 미국"이라고 말하자 정가에서 흘러나오는 우려의 목소리다. 김 대표는 6·25 참전용사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넙죽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정치행보에서 이벤트를 빼놓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싶다.김 대표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방미 일정이 연기된 박근혜 대통령의 몫을 대신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게 사실이다. 백악관에서도 차기 유력 대권주자이자 집권여당의 대표인 김 대표의 행보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이런 기대와 달리 그의 언행에서 무게감이나 신중함은 부족해 보인다.분단국가로서 미·중·일·러와의 경제와 안보국방 외교에서 정세판단의 중요성은 더 강조할 필요가 없다. 등거리 외교가 한국 외교사를 좌우했던 주된 배경이다. 미국 참전용사에게 개인적으로 큰 절을 한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김 대표에게는 외교관계에서 중국보다 미국이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행보가 한국의 다자간 외교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 지 한 번 더 생각해봤어야 했다.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부장관의 표현대로 국제정치에서 때때로 옛 친구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새로운 친구를 만드는 것 못지않게 가치 있을 수 있다. 또 "새 친구를 사귀되 옛 친구를 놓치지 마라. 새 친구는 은이고 옛 친구는 금이다"라는 말도 맞다. 그러나 옛 친구도, 새 친구도 모두 가치 있고 그들에게 내가 진정한 친구라는 믿음을 줘야 한다.김대표는 28일(현지시각) 존 케리 국무장관과의 면담도 불발돼 좋은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하지만 향후 반기문 UN사무총장과의 면담 등 사흘간의 일정이 남아있다. 이벤트 정치보다는 대한민국 여당 대표로서의 무게 있는 외교성과를 기대해본다.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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