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공식입장 없다'…1조 금호산업 매각 난항 예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산업 채권단이 내놓은 매각 협상 가격 1조218억원에 대한 공식적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금호아시아나는 금호산업에 대한 채권단 실사 결과, 금호산업의 주식가치가 주당 3만1000원(5369억원, 50%+1)을 책정한 것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가격으로 판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금호산업 인수전을 둘러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금호산업 채권단 간의 줄다리기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산업 주당 5만9000원 매각= KDB산업은행은 23일 금호산업 채권단이 금호산업 매각 협상 가격을 1조218억원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주당 가격은 5만9000원이다. 산업은행·우리은행·미래에셋 등으로 구성된 채권단의 금호산업 지분율은 57.6%다. 박삼구 회장에게 매각하는 지분은 50%+1주에 해당하는 1732만주다. 채권단 관계자는 "회계법인 실사 결과 금호산업 기본 매각가는 주당 3만1000원으로 결정, 지분을 고려한 총액이 5369억원이었다"며 "경영권 프리미엄을 주당 2만8000원으로 결정하면서 매각 협상 가격이 1조원을 넘게 됐다"고 했다. 애초 시장은 채권단이 1조원 미만에 매각 협상을 벌일 것으로 관측했다. 제기된 매각 협상 가격 범위는 7000억~8000억원이었다.◆5369억원에서 1조218억원으로 매각가 '껑충'= 금호아시아나 측은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16일 "일부 언론에 보도된 채권단 실사 결과 금호산업의 몸값이 주당 3만1000원이라고 나온 것은, 전일(15일) 종가가 1만9500원인 것을 감안한다면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된 가격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한 바 있다. 주당 3만1000원도 비싸다는 얘기다. 하지만 채권단은 실사 결과인 주당 3만1000원에 2만8000원(90%)을 추가한 5만9000원에 협상가를 내놨다. 금호아사아나의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한 금호산업의 가치와, 이를 경영할 수 있는 권한의 가치는 비슷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다만 채권단은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금호산업 출자전환주식 매각을 위한 본입찰시 6007억원을 제시한 호반건설의 입찰가와 채권단이 제시한 1조218억원 사이에서 매각가가 결정될 전망이다. 산업은행 측은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매각 협상 가격을 오늘 통보했다"며 "협상 과정에서 가격은 내려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선매수권 행사를 포기하면 제 3자 앞 매각이 추진된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채권단과의 협의에 실패하면 우선매수권을 포기해야 하고 채권단은 같은 가격에 제 3자와 매각 협상을 벌일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채권단은 금호산업이 최근 인수한 금호고속의 지분을 매각해 박삼구 회장의 금호산업 인수를 지원하는 것을 막은 바 있다. 황준호 임선태 기자 reph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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