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경보 첫 발령 후 일부지역서 일주일 만에 남조류개체수 5배 가량 증가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한강 서울구간의 녹조현상이 파죽지세로 번지고 있다. 특히 일부 구간의 남조류개체수가 사상 최대치를 연일 경신하는 등 환경재앙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서울시는 지난 6일 한강 서울구간에 대한 조류측정 결과를 토대로 하류구간 전체에 조류경보를, 상류구간에 주의보를 발령했다. 잠실수중보 하류구간 4개 지점(성산ㆍ마포ㆍ한강ㆍ한남대교), 상류구간 1개 지점(암사 지점)에서 기준을 초과하는 조류가 검출된 영향이다. 행주~양화대교 구간에 경보를 발령했던 지난달 29일보다 한강 수질이 크게 악화된 것이다.조사결과에 따르면 잠실수중보 하류구간 중 성산대교의 남조류세포수는 15만500cells/㎖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일 같은 구간에서 검출 된 3만2791cells/㎖에 비해 4.58배 높은 수치다. 성수대교 구간도 경보 수준에 이르지는 않지만 3200cells/㎖의 남조류세포가 검출됐다.그간 조류발생 정도가 미미했던 한강 잠실수중보 상류구간에도 조류주의보를 내렸다. 조사결과 취수원인 암사지점의 남조류세포수는 1300cells/㎖로, 조류주의보 기준인 500cells/㎖의 세 배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시는 "높이 6.2m인 잠실수중보로 인해 물이 역류할 수는 없기 때문에 하류구간의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니다"며 "상류구간에서 별도로 조류가 번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나흘만에 일부 구간의 남조류개체수가 4배 이상 불어난 원인으로는 남조류 번식의 특성과 이어지는 가뭄 등이 꼽힌다. 시 관계자는 "기하급수식으로 불어나는 남조류 특성상 번식의 속도가 가파르다"며 "여기에 가뭄 등 여러가지 요소가 남조류의 증식을 도와주고 있는 꼴"이라고 설명했다.이렇듯 증식 속도가 가파르면서 일각에서는 조류대발생이라는 환경재앙이 닥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조류현상 해결을 위해선 무엇보다 큰 비가 내리는 것이 필요한데, 당장 장마전선 북상으로 서울 등 중부지역에 내리는 비는 5~20㎜에 그칠 것으로 전망돼서다. 조류대발생은 남조류개체수가 100만cells/㎖ 이상 검출될 때 발령되는 경보단계다. 지금까지 조류대발생이 발령된 사례는 지난 2001년 8월 충북 옥천군 대청호(남조류 개체수 147만cells/㎖ 기록)가 유일하다. 한강의 수중 생태계는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악취가 발생하고 독소물질도 늘어 수변관광ㆍ레포츠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전재식 시 보건환경연구원 물환경연구부장은 "당장 남조류 확산을 막기 위한 펜스 설치, 녹조 청소, 황토를 이용한 남조류 침전 등의 방법은 있지만 (조류현상 해결의)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라며 "100㎜를 초과하는 비가 계속 오지 않는 상황이면 그런(대발생)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회부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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