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개최된 '이메일 해킹 무역대금 사기 대응방안 설명회'에서 무역협회 장상규 회원지원본부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br />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K사 박대리는 최근 바이어로부터 변경된 계좌로 수입대금을 입금했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박대리는 계좌를 변경한 적이 없었다. 자초지종을 파악해보니 아프리카 해커가 바이어에게 보낸 이메일을 해킹해 본인 계좌로 입금하도록 꾸민 것이다. 계좌추적결과 이미 대금은 인출된 상황이었고 바이어는 대금을 보냈으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A사 김대리는 수출상으로부터 이메일로 도착한 선하증권 사본을 가지고 은행으로 향했다. 송금을 해주기 위해서다. 수출상의 법인명과 계좌소유주 이름이 달랐지만 워낙 큰 회사기에 계열사 계좌로 오인하고 송금했다. 얼마 후 선하증권이 위조됐음을 알았지만 대금은 이미 아프리카에서 인출된 상황이었다.최근 이메일 해킹을 통한 무역대금 사기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28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이메일 해킹을 통한 무역대금 사기 피해건수는 2013년 44건, 2014년 71건, 2015년 6월 현재 61건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피해 금액도 2013년 370만달러에서 2014년 547만달러로 48%나 늘었다. 이는 아프리카 지역의 인터넷 보급률이 증가하며 이에 따른 인터넷 활용 범죄도 같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앞선 경우와 같이 거래당사자간 메일을 해킹해 무역대금지급 단계에서 계좌를 해킹하여 범행용 계좌로 입금을 유도하는 사례는 이메일해킹의 대표적인 범행수법이다. 주요 메일서비스업체인 다음, 네이버 등에서는 해외접속차단, 특정아이피 차단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100%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무역거래시 작은 관심만으로도 이를 예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무역대금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전화를 통한 상호간 계좌 확인의 생활화 ▲대금지급방식을 현금지불방식(T/T)에서 신용장(L/C)방식으로 변경 ▲계약서상 대금지급 계좌를 특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무역협회는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한국인터넷진흥원, 법무부와 함께 무역업계 피해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26일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업계의 피해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무역대금사기 사례 유형 ▲이메일서버등록제를 활용한 해킹 예방 ▲피해발생시 법률적 처리방안 등에 대해 업계에 홍보하고 1:1 상담회를 통해 전문가와의 사례별 상담도 진행됐다. 무역협회 장상규 회원지원본부장은 "이메일 해킹방지를 위해 지속적인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도 업계에서는 남의 이야기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며 "전화를 통한 계좌번호 확인만으로도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역협회와 경찰청, 그리고 법무부의 이메일 해킹을 통한 무역대금 사기 대응 방안 설명회는 다음달 9일 인천지역을 시작으로 전국 순회에 나설 예정이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