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남자 유승민과 이종걸…'이제 국회 극한 대치뿐'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거부권 행사 이후 여야 원내를 이끄는 두 수장의 입지가 연쇄적으로 좁아지고 있다. 여야로 갈린 국회 상황에서 자당 소속 국회의원을 이끌고, 여야간 협상을 주도하는 지도자가 각각 코너에 몰림에 따라 국회 운영에 차질이 벌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왼쪽)과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가 지난달 10일 만나 인사를 나눴다. 두 사람은 한달 보름 가량 협상 파트너로 상대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이후 극한 대치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두 사람이 양당의 원내대표를 맡게 됐을 당시에 두 사람의 관계에 세간의 관심이 몰렸다. 두 사람은 특별한 인연은 없었지만 76학번 같은 학번의 사실상 동갑내기(유 원내대표는 빠른 1958년생, 이 원내대표는 1957년생이다)의 두 사람은 각각 유수호 전 의원의 아들과 독립운동가 이회영 선생의 손자라는 정치 명문가 출신이자 서울대 졸업 등 공통점이 많아 주목을 끌었다. 각자 살아온 역정은 다르지만 소속 정당의 비주류이면서 악전고투 끝에 원내사령탑에 맡았다는 점도 닮은 점이다.박 대통령이 청와대가 반대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여당이 추진한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면서 유 원내대표는 사실상의 '불신임'을 받은 상태다. 일단 유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통해 재신임을 얻었지만 일단 '끌어내리기'가 보류된 상태라는 의견이 많다. 여당 한 초선의원은 "전쟁은 이제 시작됐다"며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이 원내대표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최재성 사무총장 임명을 강행함에 따라 당무를 거부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이 원내대표의 반발은 문 대표와의 대립각으로 비춰졌다. 일단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함에 따라 야당이 단결해야 하지만 입지는 좁아진 상태다.더욱이 국회법 개정안이 거부된 이후 상황은 두 사람에게 새로운 숙제를 안겨줬다. 유 원내대표는 국회법 개정안을 재의에 부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꺾어내고 국회법 개정안을 재의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에 대해 거듭 사과했지만 진실성은 의심받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법 개정안을 같이 밀어붙인 유 원내대표의 '변심'에 박 대통령에 대한 사과까지 이어지면서 리더십의 타격을 입었다.공교로운 것은 이제 두 사람은 자신의 당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몰아붙여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는 점이다. 양쪽 모두 빈약한 입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선명성을 강조하며 상대당을 몰아붙이지 않은 이상 지도력은 의심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일차적으로 유 원내대표는 국회법 개정안 재의를 무력화시키고 야당이 반대하는 경제활성화법 등을 처리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박 대통령의 '진심'을 입증해야 한다. 반대로 이 원내대표는 국회법 개정안을 재의시켜 박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시키는 등 강력한 대여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더욱이 박 대통령은 국회선진화법 이후 여야간의 주고받기 식 연계법안 처리에 반대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여야 양측의 협상은 더욱 어렵게 됐다. 이 때문에 국회내 여야 대치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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