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수주 85%가 도급…해외 수출 확대엔 한계'

건설의 날 기념 세미나…민간·공적자금 확대 통한 자금원별 포트폴리오 다양화 필요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출 성장세는 높으나 도급 중심의 방식만으로는 한 단계 더 도약하기 힘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가적 차원에서 공적 원조, 다른 산업의 해외 투자 등과 연계한 해외 진출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최석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5일 오후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건설의 날 기념 '글로벌 건설시장 전망과 해외 건설의 견실 성장을 위한 전략 세미나'에서 이 같이 밝혔다. 최석인 연구위원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의 해외 시장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225대 해외 건설기업의 실적 통계(ENR)를 분석해보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연평균 성장률(7%)을 넘은 국가는 한국(30%), 스페인(23%), 중국(13%) 뿐이다. 이탈리아(-2%), 일본(-2%), 영국(-17%)은 오히려 마이너스로 나타나,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 시장으로 중심이 옮겨갔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기준 세계 건설시장 규모는 약 9조6000억달러로 세계 총생산(GDP) 77조6000억달러의 12.4%를 차지했다. 성장성은 금융위기 이후 둔화됐지만 여전히 4~5%의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2019년에는 14조7000억달러(경상가격 기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특히 국내 건설사의 성장 속도가 무섭다. 지난해 기준 국내 건설사는 30년새 7배가량 성장했다. 1980년대 평균 7조원에 불과하던 수주 규모는 어느덧 70조원에 이르렀다. 이처럼 국내 건설사가 해외 시장에서 몸집을 불리고 있지만 여전히 특정 지역·공종 편중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최 연구위원은 너무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봤다. 최 연구위원은 "독일은 호주(55%)와 건축·토목(60%) 비중이 높고 일본도 아시아(67%)와 플랜트 편중이 심각하다"면서 "향후 아시아 권역의 도시화 가속에 따라 토목과 건축 상품에서 기회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건설사의 아시아, 건축·토목 편중이 심화된다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다만 자금원별 수주 편중 현상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현지에서 발주하는 사업을 직접적으로 수주하는 도급 형태가 전체 해외 건설 수주의 85%(2013년)를 차지할 정도로 쏠려있다는 것이다. 나머지는 시공사 금융 7%, 아시아개발은행(ADB) 4%, 기타 4% 정도다. 반면 일본은 직접 수주 31%, 일본 민간 산업 자금에 따른 수주 33%, 공공(자기자금) 27%, 엔 차관·주상원조 7%로 다변화돼있다. 최 연구위원은 "도급 방식만으로는 현재의 해외 수출 규모를 확대하는데 분명 한계가 있다"며 "국내 민간자금에 의한 해외 수출 비중을 비약적으로 늘리고 건설사의 파이낸싱 등을 통한 사업 개발 비중도 점차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토교통부가 목표로 하는 해외 건설 수출 목표를 달성하려면 공적자금 지원 확대 등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자금원별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해외 건설시장의 환경 변화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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