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敵'된 삼성서울병원…위기대응력 도마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확산의 2차 진원지가 된 삼성서울병원의 위기대응력에 대한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사태를 책임져야 할 대통령이 나서 병원장을 질책했고 정치권에서는 병원 운영에 대한 각종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개원 이래 최대 위기를 맞으면서 삼성그룹도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 앞에서 고개 숙인 송병훈 삼성서울병원장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오후 삼성서울병원의 송재훈 원장을 불러 메르스 관련 투명한 정보 공개와 확실한 방역을 주문했다. 뒤늦은 정보 공개와 방역 관리 소홀 등으로 메르스 확산 2차 진원지가 된 삼성서울병원 책임자에 대한 '질타'였다. 이날 박 대통령은 "메르스 확산이 꺾이려면 전체 환자의 반이 나오고 있는 삼성서울병원이 어떻게 안정이 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에 송 원장은 "메르스 사태 때문에 대통령님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렸다. 너무 죄송하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거의 90도로 굽혔다고 한다.이에 앞서 삼성서울병원이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를 삼성생명 등 계열사들이 낸 기부금으로 메꾸고 있다는 문제제기도 나왔다. 보험회사가 계열 공익법인에 기부하는 행위는 현행 법 위반인데도 삼성은 계열사 기부를 통해 병원 적자를 메꾸고 증여세까지 면제받고 있다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은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삼성서울병원을 100% 소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공익재단은 '무늬만 공익법인'"이라고 말했다.박 의원에 따르면 삼성생명 공익재단은 1982년 삼성생명이 보험계약자의 돈 37억원을 기부해 만들었고 재단은 1994년 삼성서울병원을 설립했다. 삼성생명 공익재단은 지난해 말 현재 약 2조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중 4% 정도인 820억원만 공익사업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수익사업으로 삼성서울병원 운영 등에 쓰고 있다. 공익재단의 이사장은 이재용 부회장이 맡고 있다. 특히 2003년 보험업법 개정으로 보험회사가 계열공익법인에 기부하는 행위가 금지됐지만 삼성생명은 지속적으로 재단에 기부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삼성서울병원의 적자를 메꾸고, 남은 돈은 자산을 불리는데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사진=아시아경제DB

게다가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확진자와 의심환자를격리 치료하고 있지만 정식 음압병상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서울병원 메르스 감염자들은 음압격리병상이 아니라 공조설비로 음압 상태를 조성한 일반 격리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대형병원과 전국 거점병원에는 대부분 음압병상 설비가 있지만 유독 삼성서울병원에는 정식 음압병상이 하나도 없어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 감염자들은 공기공급량을 조절해 음압 상태로 만든 일반 격리병실에 입원 중이다. 음압병상은 운영에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수익성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시설이다.상황이 이렇다보니 삼성그룹도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메르스 확산 사태와 관련해 사과도 나왔다. 17일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사장단협의회에서 "고개를 못들 정도로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다", "깊이 반성하고 국민 앞에 송구하기 그지없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삼성서울병원의 위기대응 시스템에 대한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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