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ㆍ불안'…메르스에 대한 오해와 진실

메르스 괴담 '10문 10답'

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3차 감염이 현실화되고 사망자가 계속 나오면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에 대한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부가 감염 지역과 병원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각종 근거 없는 괴담들이 떠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포심의 확산이 사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메르스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10문 10답으로 짚어봤다. 1. 공기전염 가능성은? = 공기 전염은 기침을 할 때 나온 바이러스가 침방울이 마른 뒤에도 살아남아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감염시키는 것을 말한다. 감염내과 전문의들은 메르스가 공기로 전염됐을 가능성이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은 4일 "메르스의 전파력이 과도하게 포장돼 있다"며 "지난 2주간 메르스의 국내 유행 양상을 봤을 때 공기전염이었다면 이정도 수치에 머물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메르스가 공기를 통해 감염되는 것처럼 착각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병원에서 청진기나 병원의 문고리 등을 통해 번졌는데 이를 공기 매개로 여길 수 있다는 것이다. 2. 지역사회 감염은? = 메르스가 공기를 통해 전파되면 일정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앓게 될 수 있다. 지역감염이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3일 오전 '메르스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는 "아직 지역감염은 없다"고 말했고 손장욱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도 "현재까지 3차 감염은 모두 지역감염이 아닌 밀접접촉에 따른 병원감염이었다. 중동 지역의 감염도 대부분 병원 내 감염이었고 공기전염은 조건 자체가 굉장히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3. 학교 휴업 등 공공장소 폐쇄 효과? = 보건복지부는 학교 휴업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표시했지만 불안한 학부모들의 빗발치는 요구에 휴업에 들어가는 학교는 급증하고 있다. 4일 오전 기준 휴업한 유치원과 학교는 703곳에 달한다. 유치원 262곳, 초등학교 356곳, 중학교 58곳, 고등학교 11곳, 특수학교 12곳, 대학교 4곳 등이다. 전날 오후 544곳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하룻밤 새 150여 학교가 추가로 휴업 대열에 참여했다.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송 원장은 "의심ㆍ확진 환자와 접촉하지 않은 사람은 감염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걸 감안한다면 학교 휴업하는 것도 큰 논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손 교수도 "단체 활동을 자제하거나 학교 등 공공장소를 폐쇄하는 조치가 메르스 차단에 유익하다는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공공장소를 폐쇄하거나 단체 활동을 자제하게 했던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4. 메르스 변종? = 현재 국내 메르스의 전염 속도를 봤을 때 변종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송 원장은 "이론상으로 메르스 바이러스가 변종될 수는 있지만 국내에 들어온 바이러스가 변종이라는 어떤 근거도 없다"고 말했다. 5. N95 마스크 착용해야 안전한가? = N95는 미국 기준에 따른 것으로 의료인들이 주로 사용한다. 공기 중의 미세먼지를 95%까지 걸러준다. 당연히 더 안전하다. 다만 숨쉬기가 어려워 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상생활을 하는 것은 힘들다. 국내 기준으로 보면 KF94, KF99 등의 마스크가 N95와 비슷한 방역 효과가 있다고 한다. 보건당국은 황사마스크 등 일반 마스크로도 충분하다고 밝히고 있다. 마스크는 되도록 한 번 사용하고 버리는 게 좋다. 또 기침할 때 입을 가리고 비누나 세정제로 손을 자주 씻는 것도 기본수칙이다.6. 바셀린과 양파 효과 있다는데? = 코밑에 바셀린을 바르면 수용성인 바이러스가 코로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얘기가 있다. 또 양파를 놓으면 바이러스를 흡수해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소문도 퍼지고 있다. 이 상품들의 판매량도 급증했다. 하지만 이는 전혀 신빙성이 없는 유언비어다.7 치료제 없나? = 임상시험을 통과해 허가된 약은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메르스 바이러스 억제효과가 있는 항바이러스제는 있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국내 확진 환자들에게도 이 항바이러스제가 과학적인 데이터에 근거해 투여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8. 아이들에게 더 위험한가? = 지금까지 사례를 보면 아이들의 감염 피해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사우디아라비아 연구진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4~5월 사우디의 메르스 환자 425명 중 14살 이하 환자는 전체의 3%에 불과했다. 60살 이상 고령자의 감염률이 가장 높았다.9. 병원을 피해야 한다? = 병원을 통해서 메르스가 감염되다보니 아파도 병원 방문을 꺼리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료기관을 꼭 찾을 필요가 없는 상태에서 병문안 등을 위해 방문하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겠지만 진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메르스 감염이 두려워서 가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만 병원 방문시 마스크 착용 등이 필요하다.10. 증상이 의심되면 어떻게 해야 하나? = 발열과 기침,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인근 보건소나 질병관리본부의 핫라인을로 연락하고 상담을 받아야 한다.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되면 구급차로 의료기관에 이송되고 진단과 치료를 받는다. 확진은 실험실 진단검사로 이뤄진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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