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도 중소기업 협력센터' 설립해야'

KIEP, 보고서에서 창조경제혁신센터 설치, 공동펀드 조성 등 제안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한국과 인도 중소기업 협력 확대를 위해 '한·인도 민관 중소기업 협력센터'를 설립, 가동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또 우리 중소·중견기업의 인도 내 성장사다리 역할을 할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인도에 설치하고, 양국 금융기관들이 투자하는 공동펀드를 조성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14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오는 18일로 예정된 모디 인도 총리의 방한을 앞두고 발간한 '인도의 중소기업 육성정책과 한·인도 협력확대 방안'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보고서는 "인도 중소기업의 대부분은 극소 및 소기업으로 구성돼 있음에도 불구 고용 및 수출, 지역사회 균형발전 등 인도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인도 중소기업은 인도의 고용과 수출의 약 40%를 차지할 뿐 아니라 도시부터 농촌까지 고르게 분포하고 있고 특히 인도 중소기업의 수출은 최근 10년 간 연평균 16% 성장했다"고 설명했다.보고서는 이어 "인도에서 중소기업의 역할이 점차 증대하고 있는 반면 한국 중소기업의 인도 진출은 2000년대 이후 증가하다가 최근 후퇴하고 있다"며 "대기업이 상대적으로 높은 현지 인지도를 바탕으로 인도 내수시장에 집중 진출해왔다면, 중소기업은 정보 및 부지, 현지금융 등의 어려움과 높은 대기업 의존도로 진출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고 지적했다. 우리 기업의 대인도 투자금액에서 차지하는 중소기업 비중은 2007년 21%에서 2013년 8.7%까지 지속적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진출기업 수도 38개에서 18개로 감소했다.이에 따라 인도 중소기업의 특징과 지원정책, 우리 기업의 진출 애로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한·인도 민관 중소기업 협력센터 설립 ▲인도 내 창조경제혁신센터 설치 ▲한·인도 중소기업 협력을 위한 공동펀드 조성 등을 양국 중소기업 협력 강화방안으로 제시했다.보고서는 "양국 정부는 중소기업 지원정책 역량과 민간 기업단체의 역량을 결합시킨 가칭 '한·인도 민관 중소기업 협력센터'를 양국에 설립, 동시 가동해야 한다"면서 "중국 청도 중소기업협력센터와 일본의 '재팬플러스(Japan Plus)'를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전했다.청도 중소기업협력센터는 현지 진출 중소기업의 경영애로 해소를 위해 2005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와 중기청이 예산을 지원하고 공무원을 파견해 운영되고 있다. 재팬플러스는 지난해 일본이 인도 상무부 내에 설치한 일종의 대인도 투자촉진기구로 경제산업성 공무원 3명이 파견돼 있다.보고서는 "인도 진출확대를 위한 혁신 아젠다를 발굴하고 관계기관과 연계해 중소·중견 기업의 인도 내 성장사다리 역할을 하는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인도에 설치할 필요가 있다"며 "인도에서 최근 강화되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규제를 창조적인 방법으로 활용해 인도 현지에서 한국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 플랫폼을 확보하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인도는 회사법 개정을 통해 작년부터 직전 3개 연도 평균 순이익의 최소 2%를 CSR 활동에 지출하도록 의무화 했다. 인도 진출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삼성, LG, 현대차 등이 공동으로 CSR 활동 차원에서 센터를 설치, 운영할 경우 현재 국내에 설치 중인 지역별 창조경제혁신센터와 같은 기능과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창의적 사업 아이디어를 촉진시키고 중소 창업자 및 투자자 간 매칭, 교육, 컨설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인도 내 창업 및 진출 허브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서는 기대했다.보고서는 또 "양국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어려움을 직접 해결하기 위한 공동펀드 조성과 운영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특히 조성된 자금을 양국 진출 은행에 위탁해 자국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방식과 혁신기술 기업의 창업을 지원하는 별도의 창업투자사를 선정해 지원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모기업의 지원 없이 창업하는 중소기업이 사실상 양국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조달의 사각지대에 놓여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공공 창업투자회사인 한국벤체캐피털은 미국 실리콘밸리, 중국 상하이에 코리아벤처투자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과 이스라엘 양국은 2001년부터 매년 200만달러씩 공동펀드를 조성해 무인항공기 기술개발 등에 투자하고 있다. 인도 내 창업투자 규모는 지난해 1~9월에만 10억달러 이상을 기록하는 등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소프트뱅크와 유수 IT기업과 벤처캐피털이 적극 참여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지난해 1월 한·인도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중소기업 협력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고 특히 모디 정부가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등 제조업 육성 강화와 외국인투자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면서 "중소기업 협력 강화를 위한 양국 간의 적극적인 자세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이 관계자는 "글로벌 가치사슬의 중요성이 점차 강조됨에 따라 양국 정부는 양국 중소기업이 글로벌 가치사슬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우호적 여건을 마련하고, 특히 우리 중소기업의 경우 인도시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대기업 제휴 강화 등의 방안들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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