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모차 우수한 제품력으로 中서 승부수'

정세훈 쁘레베베 대표 '중국 아기들 여기 태우겠습니다'

해외공략 2년만에 13개국 진출지난해 알리바바서 하루만에 2억원 매출산아정책 풀린 中, 세계 최대 시장 급부상중저가 현지화 전략으로 공격적 마케팅

정세훈 쁘레베베 대표가 서울 공덕동 본사에서 자사 브랜드인 '페도라'의 유모차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 세 번의 비행기 환승과 낮과 밤이 여러번 바뀔만큼의 시간이 지나 도착한 터키. 시장 개척의 꿈을 안고 무작정 현지로 달려갔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바이어와의 미팅은 10분만에 끝이 났고, 다시 비행기 티켓을 끊어 되돌아와야 했다. 술자리 문화가 남다른 중국에서는 술자리에서 정신을 잃은뻔 한 경험도 있다. 60도짜리 바이지우(白酒)로 십여명의 현지 에이전트들을 대접하다가 눈이 핑 돌았다. 이란 등 세계 각국을 밥먹듯 오가다 보니 미국 입국 심사를 통과할 때 항상 어려움을 겪는다. 정세훈 쁘레베베 대표는 종합상사 신입직원이 겪었을 법 한 우여곡절을 털어놨다. 사업가 특유의 허세섞인 무용담은 아니다. 새카맣게 탄 얼굴, 해외출장과 회의 스케줄로 빼곡한 사무실 화이트 보드를 보니 그렇다. 쁘레베베는 국내 1위 유모차 및 카시트 브랜드 '페도라'를 전개하고 있는 토종 유아동용품 기업이다. 2013년 첫 해외진출을 시작한 쁘레베베는 2015년 현재 인도네시아, 중국, 두바이, 말레이시아, 홍콩, 몽골, 대만 등 13개국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수출기업이기도 하다. 연내 중동 등 추가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며, 정 대표는 올해를 '20개국 수출' 원년으로 삼고 있다. 최근 가장 집중하고 있는 곳은 중국이다. 중국인들은 전통적인 큰손 고객일 뿐 아니라 최근 산아정책 완화라는 호재까지 겹쳤다. 그는 "14억 인구를 가진 중국은 오는 2018년까지 6000억 위안 규모의 세계 최대 유아용품 시장이 될것"이라면서 "매년 태어나는 1700만명의 중국 아이들이 쁘레베베의 유모차, 카시트를 타는 날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시장의 반응도 뜨겁다. 정 대표는 "지난해 11월11일 있었던 알리바바의 싱글데이 행사에서 하루만에 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면서 "온라인 뿐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망을 확대해 올해 중국 시장 매출 신장율을 3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답은 소비자에게서 나온다"중국 현지서 서포터즈, 마케터, 소비자 의견단 꾸려 중국 전용 중저가 모델 제작계획
한국에서의 성공전략을 그대로 차용한 '현지화 전략'도 세웠다. 답은 항상 소비자에게서 나온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정 대표는 "중국 현지에서 브랜드 서포터즈와 마케터, 소비자 의견단을 꾸려 의견을 취합해 중국인 전용 중저가 모델을 따로 제작할 계획"이라면서 "최근 한류열풍을 타고 한국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급상승하고 있는 상황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중국의 타오바오몰 등 주요 온라인 몰과 중국 15개성 주요도시 100여개 매장, 백화점 등에 입점해 있다. 향후 5년 안에는 '페도라'를 전세계 유아브랜드 3위권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포부도 가지고 있다. 그는 "대한민국 대표 강소기업으로 자리매김해 아시아를 넘어 유럽 등 세계 각국의 엄마들이 '페도라'를 사용하는 모습을 곧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시장은 '대한민국'이라는 게 정 대표의 생각이다. 한국시장에서 성공하면 세계 어디서도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한국의 유아용품 시장은 경쟁업체 난립과 쏟아지는 수입제품으로 그야말로 포화상태. 정 대표는 세계적으로 가장 치열한 유아용품 시장으로도 우리나라를 꼽았다. 올해 국내 매출 목표를 '지난해 수준'으로 보수적으로 잡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쁘레베베는 국내 시장에서 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는 "한국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킬수 있다면 세계적으로 승산이있다"면서 "특히 쁘레베베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공장을 직접 가지고 자체 금형과 디자인, 기술력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소비자 욕구에 가장 잘 맞는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품군을 확대하는 것도 주요 목표 중 하나다. 디럭스급(대형) 유모차 시장 기준 페도라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25%(2014년) 수준으로 국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기 모델인 'S9'는 총 20만개가 판매돼 단일모델로는 국내 베스트셀러 기록을 가지고 있다. 제품 개발에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단연 '안전'이다. 정 대표는 "카시트, 유모차, 아기띠, 힙시트와 같은 발육 용품뿐만 아니라 젖병, 분유 등 전 유아용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안전"이라면서 "안전, 안정, 안심 이라는 페도라 만의 '3안(安)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엄격한 제품 테스트 과정을 도입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1974년생인 정 대표는 지난 2004년 베베코리아를 설립, 유모차 '베베카'를 론칭했다. 이듬해인 2005년 유아용품 전문기업 쁘레베베를 설립했고, 2012년 글로벌 브랜드 '페도라'를 론칭했다. 2013년 제 47회 납세자의 날 중부지방국세청장상, 2013년 경기도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대표이사 표창, 2014년 제품 안전의 날 장관상을 수상했다. 또한 같은해 '굿 디자인 어워드'에 페도라 유모차가 선정된 바 있으며, 무역협회 주관 'K+ 수출 경쟁력 우수 브랜드' 인증을 받았고, 경기도 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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