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빅데이터…바흐·모차르트 인기 이유 있었네

카이스트, 빅데이터 통해 연관성 규명

▲서양 클래식 음악에 대한 빅데이터가 분석됐다.[사진제공=KAIST]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500년이 넘는 서양 클래식 음악의 역사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새롭게 해석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세·르네상스(1500년대 이전) 작곡자로부터 2000년대 현존하는 작곡가까지 500년이 넘는 서양 클래식 음악의 역사를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작곡가와 작곡가 사이의 평균 거리는 3.5 에 불과했다. 아주 '좁은 세상'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이는 직접 연결돼 있지 않은 작곡가들끼리도 평균적으로 3-4명만 건너뛰면 서로 연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카이스트(KAIST, 총장 강성모) 문화기술대학원 박주용 교수 연구팀이 빅데이터를 이용해 서양 고전음악의 창작, 협력, 확산의 원리를 밝혀냈다. 연구팀은 고전음악 작곡가들의 시대와 스타일이 어떤 패턴을 이루는지 탐구해 수 백 년의 차이가 있는 음악가들 사이에서도 긴밀한 네트워크가 존재함을 발견했다. 특히 소비자들의 음악적 취향이 고전음악 성장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규명했다. 연구진은 미래의 고전음악 시장은 유명 작곡가들에게 집중되는 동시에 끊임없이 유입되는 새로운 음악가들로 인해 다양성이 유지되는 양면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이런 방식의 연구가 음악 뿐 아니라 미술과 문학 연구까지 확장될 것으로 예상했다.빅데이터 분석결과 요한 세바스찬 바흐(J. S. Bach)는 1551명의 각기 다른 작곡가와 연결돼 있고 모차르트(W. A. Mozart)는 1086명의 다른 작곡가와 연결돼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작곡가 전체 평균 숫자인 15의 수십, 수백배에 달하는 것이다. 그만큼 많은 영향을 끼친 작곡가임을 보여준다. 바흐와 베토벤 같은 '유명 작곡가'들이 전체 작곡가 네트워크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수치적으로 명확히 보여줌으로써 영향력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번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서양 클래식 음악의 발전사도 확인할 수 있다. 낭만파(1800년대)와 현대파(1900년대)를 잇는 프랑스의 작곡가 드뷔시(Debussy)의 중간적 위치라든가 현대파의 유럽/남미파(드뷔시, 라벨, 피아졸라)-미국파(레너드 번스틴, 애론 코플랜드) 분리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중세·르네상스부터 현대까지 500년이 넘는 서양 클래식 음악 역사를 장식한 1만4000명의 작곡가들의 소셜 네트워크로부터 서양 클래식 음악의 창작과 발전의 원리를 데이터 과학으로 규명한 것이다. 빅데이터의 출처는 아카이브뮤직(ArkivMusic)과 올뮤직가이드(All Music Guide)라는 빅데이터 소스를 사용했다. ArkivMusic은 서양 클래식 음반(CD)에 관한 세계 최대 정보를 제공한다. All Music Guide는 음악가들의 인적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이다. 이로부터 약 6만4000장의 클래식 음반과 그 음반에 음악이 수록된 1만4000명의 작곡가 데이터를 사용했다. 박 교수는 "서양 클래식 음악과 같은 '문화'의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는 그 창작자(작곡가 등)가 개인 혼자 동떨어져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창작자들과 영향을 주고 받으며 새로운 스타일이 등장하고 발전 한다는 것"이라며 "창작자들이 맺고 있는 소통과 연관성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은 문화 창조의 원리와 역사와 미래를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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