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우수 인재 등용 위해 필요” vs 시민단체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 무력화”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 연고를 없애는 문제로 논란이 일고 있는 ‘인천시 경제부시장(옛 정무부시장) 자격요건 완화’ 조례안이 시의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가 사라진다며 여전히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29일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기획행정위원회는 지난 27일 새누리당 신영은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인천시 경제부시장 자격기준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을 원안 가결했다. 개정안은 기존 조례의 경제부시장 자격 요건 중 ‘임용일 현재 인천시 내에서 거주하고 있는 자’ 조항을 삭제했다. 지금까지는 인천에서 거주하는 인물 중에서 경제부시장을 임용했지만 조례가 개정되면 인천 거주 여부에 상관없이 임용할 수 있다.개정안은 다만 ‘임용된 경제부시장은 3개월 이내 인천시에 주민등록법상 주소지를 두어야 한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임용되고 나서 3개월 안에만 주소지를 인천으로 옮기면 된다는 의미다.기획행정위는 우수 인재를 발굴·등용할 수 있도록 인천시 거주 요건 규정을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날 개정안을 의결했다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신영은 의원은 “현행 조례가 인재등용의 폭을 인천지역 인재로만 제한하기 때문에 재정문제 해결, 투자 유치 등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데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유정복 인천시장도 지난해 현 배국환 경제부시장 임용과정에서 논란이 빚어지자 ““사람을 쓰는 내용이어야지 제한을 두는 내용이면 되겠느냐”며 인천거주 자격요건에 대해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당시 배 부시장은 자격요건을 맞추기 위해 임용일 전에 주소지만 인천으로 옮기고 실제로는 경기도 분당 자택에서 출퇴근해 시민단체로부터 주민등록법위반 혐의로 고발당했다.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경제부시장(또는 정무부시장)에 거주지 자격 요건을 두는 것은 인천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개정안이 지역 출신을 우선 등용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마저 무력화한다는 지적이 일면서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지역사회의 반대여론도 많다. 시민단체들은 내달 1일 임시회 본회의 통과를 적극 저지하겠다며 벼르고 있다.인천경실련, 평화와참여로가는 인천연대 등은 “경제부시장의 인천 거주 요건 삭제는 시의회가 스스로 지방자치를 부정하고 지역 정체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시의회가 경제부시장 검증을 포기한 채 시장 하수인임을 스스로 고백하며 들러리를 서고 있다”고 비판했다.이들은 “현행 조례로도 임용일 현재 인천에 거주만 하면 되기 때문에 이로 인해 인재풀에 제한을 받는다는 주장은 부시장으로서 최소한의 조건조차 갖추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며 개정안 철회를 요구했다.또 일부 시의원들도 이번 조례 개정에 반대하는 분위기다.새정치민주연합 이용범 의원은 “배 부시장을 비롯해 유 시장 취임 후 임용된 타 지역 출신의 공직자들이 지역사회와 소통을 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며 “인천을 전혀 모르는 인사가 어떻게 인천을 끌어안고 인천을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한편 인천시 정무부시장의 자격 요건은 1995년 지방자치제 도입 당시 ‘3년 이상 인천시에 거주한 자’로 제한됐다. 이후 2004년 ‘임용일 현재 인천에 거주하는 자’로 자격요건이 완화됐고 이번엔 아예 지역 연고 요건을 빼는 것으로 추진되고 있다.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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