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어젯밤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또 낮췄다. 지난해 10월의 전망치 4.0%를 올해 2월 3.7%로 낮춘 데 이어 이번에 3.3%로 더 낮췄다. 세계경제 전체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의 3.5%를 그대로 유지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전 세계 평균에 미달한다는 얘기다. 그래도 그 정도면 다행이라는 시각이 있을 수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1%까지 낮춘 것에 비하면 IMF가 우리 경제의 성장능력을 조금이나마 더 낫게 본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벗어나지 못한 세계경제 전체의 성장세가 더 나빠지지는 않을 거라는 전망도 위안이 될지 모른다. 그러나 IMF 보고서 내용을 자세히 뜯어보면 결코 안심할 수 없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양대 수출대상국인 미국과 중국의 경제에 대한 IMF의 전망이 썩 좋지 않다.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6%에서 3.1%로 하향 조정됐다. 선진국으로서 3%대 성장세가 유지된다면 낮은 수준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경제회복세는 한풀 꺾이는 것으로 봐야 한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는 올해 6.8%와 내년 6.3%라는 종전 전망치가 유지됐다. 중국 정부의 방어선 7%에 미달하는 상태가 계속될 거라는 의미다. 인도는 이례적으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6.3%에서 7.5%로 대폭 상향 조정됐다. 하지만 우리나라 수출에서 인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2% 정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최근 국내에 뜬금없는 경기낙관론이 퍼지고 있다. 국내외 경제예측 기관들이 줄줄이 우리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는 상황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실물경제는 경제지표보다 낫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증권시장에서는 코스피지수가 3년8개월 만에 2100선을 돌파하면서 개미투자자들까지 들썩거리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고 그리스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해외 악재가 한둘이 아니다. 국내에서도 소비와 투자는 저조한 가운데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등 경제 저변의 기류가 불안정하다.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고 경제구조를 개혁하면서 내실을 다져야 한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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