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54년 지킨 '명인 캐디', 2라운드 직후 벤 크렌쇼와 함께 '동반 은퇴',
벤 크렌쇼가 '고별전'인 마스터스 2라운드 직후 40년 캐디 칼 잭슨(오른쪽)과 포옹하고 있다. 오거스타(美 조지아주)=Getty images/멀티비츠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굿바이 오거스타."'명인캐디' 칼 잭슨(미국)이 1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파72ㆍ7435야드)에서 끝난 올 시즌 첫 메이저 마스터스(총상금 900만 달러) 2라운드 직후 은퇴했다. 올해 68세, 바로 마스터스를 54년째 지킨 '살아있는 역사'다. 오거스타 토박이로 14살인 1961년부터 마스터스 캐디로 나섰다. 1976년 이후 지금까지 무려 40년 동안 벤 크렌쇼(미국)의 골프백을 멨고, 두 차례 마스터스 우승(1984년과 1995년)을 합작했다. 크렌쇼 역시 1983년 클럽 캐디를 선택하는 의무 조항이 폐지됐지만 계속 잭슨을 고용해 의리를 지켰다. 암 진단을 받았던 2000년 딱 한 번 불참했지만 병을 극복하고 다시 돌아왔다. 64세의 크렌쇼가 "올해를 끝으로 더 이상 나오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자연스럽게 동반 은퇴하게 됐다. 크렌쇼는 첫날 19오버파 에 이어 이날 13오버파를 더해 32오버파 176타로 '컷 오프'됐고, 결국 고별전이 됐다. 1972년부터 시작된 44년 연속 출장기록도 마침표를 찍었다. 잭슨은 "크렌쇼에게 많은 신세를 졌다"며 "두고두고 오거스타가 그리울 것"이라며 울먹였다.잭슨의 은퇴는 오거스타내셔널의 '흑인 캐디 시대 종말'이라는 의미를 더했다. 클리포드 로버츠 오거스타내셔널 공동설립자는 "내가 살아 있는 한 선수는 백인, 캐디는 흑인이어야 한다"고 공언할 만큼 뿌리 깊은 인종차별로 유명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등장으로 변화가 시작됐다. 1997년 백인 캐디와 함께 마스터스를 제패해 "흑인이 선수로 성공하는 동시에 백인이 캐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렸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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