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서기자
델루즈 : 물의 기억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4월은 잔인한 달. 오는 16일이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떠나보낸 지 꼬박 1년이 된다. 노오란 개나리만 봐도 희생된 아이들 생각에 괜시리 숙연해지는 때이다. '잊지 않겠다'는 그때 그 다짐들이 지금까지 얼마나 지켜졌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세월호를 어떻게 기억하고 애도할 지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숙제로 남아있다. 문화계에선 다시 한 번 슬픔을 기억하고 상처를 치유하려는 무대를 조심스럽게 기획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세월호 1주기 특별기획으로 오는 16일부터 25일까지 '델루즈(Deluge) : 물의 기억'을 선보인다. 지난 2011년 2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발생한 대홍수의 실종자들에 대한 아픔을 위로하고자 제작된 작품 '델루즈'를 모티브로 했으며, 서울문화재단이 이번 세월호 참사 추모를 위해 새롭게 창작한 작품이다. 한국적 혼을 표현하기 위해 연출가 제레미 나이덱이 직접 판소리까지 배웠다고 한다. 조선희(55)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반복되는 비극을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이런 비극 앞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것이 있는지를 관객들과 소통할 것"이라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젊은 무용가들이 모여서 펼치는 추모 무용공연 '팽목의 자장가'는 오는 17일과 18일 서울 서교동 댄서스라운지에 오른다. 온라인에서 대중들의 참여로 모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제작비를 충당하고, 남은 돈은 유가족들을 위해 쓸 예정이다. 연극미래행동네트워크는 '기억할게, 잊지 않을게'를 11일~12일 이틀간 광화문 일대에서 개최한다. 11일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세월호는 우리에게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연극인 포럼을 열며, 12일에는 영상 퍼포먼스 '우리는 누구나 살고 싶다', 팽목항으로 보내는 종이배 만들기, '내 아이에게' 등의 공연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