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단체, 野 개혁안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새정치연합안 따를 경우 공무원연금, 국민연금과 통합 가능성 높아져-연금 통합시 공무원 연금 수령액은 대폭 하락할 수 있어-5년 공무원연금 동결 역시 독소 조항으로 보고 있어[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홍유라 기자] 공무원단체들은 왜 새정치민주연합이 밝혔던 공무원 연금개혁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는 것일까? 현재 논의되고 있는 내용들을 살펴보면 새정치연합의 개혁안을 따를 경우 공무원들의 연금 보험료는 오르지만, 수급액은 현행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이같은 개혁안에 반대 입장을 펼치고 있다. 새정치연합이 구체적인 수치들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기여율(급여에서 보험료로 내는 부분) 9%를 납입하고, 지급률(공무원 재직기간 평균 소득에 근무 기간 등을 반영해 평균소득에서 받게 되는 연금액을 정하는 비율) 1.7%를 적용하는 방식을 따를 경우 300만원 평균소득에 30년간 근무한 공무원이 받을 수 있는 연금액은 173만7000원이다. 이는 현재 수령할 수 있는 돈 171만원보다 소폭 많은 수준이다. 연금 보험료를 더 내야하지만, 받게 되는 연금액은 현행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셈이다. 그동안 공무원단체 등은 직간접적으로 급여에서 떼 가는 연금보험료는 올리더라도 노후에 수령하는 연금액은 현행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펼쳐왔다. 새정치연합의 안은 이같은 노조의 요구가 반영됐지만 노조에서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명시적인 반대 이유는 공무원들의 희생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이충재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27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새정치연합의 안은 새누리당의 안에 비해 재정절감효과가 55조원 더 크다"며 "결론적으로 55조원 만큼 공무원의 희생을 요구하는 안으로 고통이 커서 제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공무원단체들은 기자회견 등을 통해 새정치연합의 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누차 밝혀왔다. 하지만 실제 공무원단체가 새정치연합을 반대하는 이유는 다른데 있다.공무원연금개혁 논의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공무원단체는 새정치연금 개혁안을 수용할 경우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간의 통합 논의가 커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새정치연합 개혁안의 가장 큰 특징은 소득분배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연금의 일정 부분은 국민연금과 같은 연금결정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은 현재 전체 국민연금 가입자 평균소득(A값)과 개별 가입자의 소득을 절반씩 반영해 결정하는 구조(B값)를 갖고 있다. 마찬가지로 새정치연합의 공무원 개혁안에도 기여율 4.5%에 해당하는 부분만큼은 소득재분배 기능 강화를 위해 전체공무원 평균임금(A값)에 각각의 공무원 재직기간 평균임금(B값)이 절반씩 반영되도록 했다. 그 결과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의 구조가 같아지는 것이다. 공무원단체들은 이처럼 공무원연금이 국민연금과 유사한 구조가 될 경우 두 연금간의 통합 논의가 나올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연금 구조가 서로 달라서 통합 논의를 할 수 없었지만, 새정치연합의 안을 수용할 경우 이같은 논의가 가능해진다.. 공무원연금이 국민연금과 합해질 경우 연금은 대대적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다. 그 이유는 소득불평등 제고를 위해 반영되는 A값이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간에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지난해를 국민연금의 가입자의 월평균 소득(A값)은 198만원 선이다. 이는 최근 3년간 공무원 평균소득(A값) 438만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공무원연금 계산에 반영되는 A값이 절반 수준으로 곤두박질하면서 공무원들이 받는 수령액도 현저하게 떨어지게 된다. 이 경우 공무원이 수령하는 연금액은 정부나 여당이 제시한 안 보다도 수령액이 줄어들 수 있다.이 외에도 공무원 단체들은 향후 5년간 공무원연금을 동결한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년간의 연금이 동결될 경우 공무원 연금 수급자들의 수령액이 동결 이전에 받을 수 있는 수령액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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