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주 6일 근무로 회귀한 당정청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정가와 관가에서는 한때 '월화수목금금금'이 미덕인 때가 있었다. 쉬는 날도 없이 일주일 내내 일하는 게 근면의 상징이었고 노력의 표상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초 주5일제 근무가 확산되면서 정ㆍ관가에도 토요일과 일요일은 쉬는 날이라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했다.15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두번째 당정청 정책협의회는 주6일 근무로 회귀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여당 원내대표, 경제 및 사회부총리, 청와대 수석 등이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휴일을 선택한 것이다. 별다른 공식행사가 없어 회동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이날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하기 위해 날짜를 맞춰보니 일요일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이날 오후 3시부터 2시간 넘게 진행된 회동에서 당정청이 짚은 이슈는 무려 11가지였다. 경제활성화 법안 등 경제민생 관련 법안을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는 것과 노사정 합의, 최저임금,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세월호 참사 1주년 대응, 북한인권법 등이 그것이다. 회동 이후 브리핑에서도 기자들이 다양한 주제로 질문을 던졌다. 당내에서는 당정청간 의견을 조율하고 대야(對野) 수위를 조절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가급적 휴일에 공식행사를 열지 않는 정부여당이 휴일 협의회를 열었다는 점에서 정치적 속내도 엿보인다.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가 지지부진하고 공무원연금개혁 등을 시한 내에 마무리짓기가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면서 휴일 회동은 한시도 허비하지 않고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그렇다고 휴일 회동에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는 점을 지적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휴일에 당정청 고위 관계자들이 중요 사안을 협의했다는 점만으로도 정치권의 절박한 심정을 국민에게 전할 수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실질적인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회동으로 자리잡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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