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사진=아시아경제 DB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일본을 찾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일본이 과거사를 직시하고 주변국들도 화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일본을 찾은 메르켈 총리는 9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의 과오를 정리할 수 있었기에 훗날 유럽의 통합을 이룰 수 있었다"며 "독일에서는 나치가 저지른 무서운 죄악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아베 정권에게 우회적으로 '과거사 직시'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메르켈 총리는 또 도쿄의 아사히신문사에서 진행된 강연에 참석, "세계는 독일 때문에 나치스 시대라는 비참한 상황을 겪었지만 이후 국제사회는 독일을 받아들여 줬다"며 "이는 독일이 과거와 제대로 마주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또한 독일이 과거의 잘못을 제대로 인정하고 사죄함으로써 프랑스 폴란드 등 주변국과 관계 개선을 이룰 수 있었다는 취지의 말로 해석된다. 이날 강연 후 질의응답 시간에는 독일의 주변국들과의 갈등 극복 방법에 대한 질문에 "주변국들의 대단한 화해 제스처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주변국들에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도 "독일 국민들 사이에 과거를 솔직하게 바라보아야 한다는 수용의 분위기가 있었다"고 답해 과거사 직시에 대한 필요성을 다시금 언급했다.메르켈 총리가 이날 일본의 양심적 언론이라 불리는 아사히신문사에서 강연한 것 자체가 일본을 향해 과거사 문제 해결을 조언하는 정치적 행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일본 경영주간지인 현대비즈니스는 7일 "일본 각 매체가 강연 요청을 했으나 아사히신문이 선택됐다. '역사인식 문제'에서 아사히신문의 (양심적) 보도 내용을 본 결정"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내 발행부수 2위인 아사히신문은 일관되게 아베 총리의 과거사를 부정하는 역사인식을 비판해왔다. 와타나베 마사타카(渡邊雅隆) 아사히신문 사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바이츠제커 전 대통령은 '과거에 눈감은 자, 현재에도 눈멀게 된다'는 말을 남겼다"며 "일본이 독일에서 배울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번 일본 방문에서 아베 총리와 일본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노력을 가속화하고 테러 척결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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