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IDB총회 의장, 민간부문 개혁 이끄는 부담 큰 자리'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월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 연말정산 관련 현안질의를 듣고 있다.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디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는 등 국내 경기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의 짐이 하나 더 늘었다.6일 기재부에 따르면 최 부총리는 오는 26~2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2015년 미주개발은행(IDB) 연차총회'에서 의장으로 추대돼 1년간 IDB 현안 논의를 이끌 예정이다. IDB는 중남미 지역의 경제·사회 개발 촉진과 경제통합을 위해 지난 1959년 설립된 기관으로, 한국은 2005년 가입했다. 매년 열리는 IDB총회의 경우 개최국 재무장관이 다음 총회 전까지 의장직을 수행한다. 조창상 기재부 IDB연차총회준비기획단장은 "부총리가 총회 의장으로서 IDB의 핵심 개혁을 주도함에 따라 국내 공공·노동·교육·금융개혁 등 4대 부문 구조개혁 추진과 더불어 국제사회에서도 개혁의 전도사로서 리더십을 발휘하게 됐다"며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더욱 높일 기회"라고 홍보했다.최 부총리는 IDB총회 의장 임기 중 특히 IDB의 민간 부문 조직개편에 주력할 예정이다. IDB에 산재해있는 민간 부문 지원조직을 통합하겠다는 것으로, IDB 설립 이후 최대 개혁과제로 꼽힌다. 조 단장은 "민간 기업에 공적개발원조(ODA) 자금을 지원하는 채널이 IDB 내부에 여러 개로 분산돼있다"며 "업무가 중첩돼 비효율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에 개혁해서 하나의 줄기로 만들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최 부총리의 의장직 추대에 따라 간접적인 경제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정부 바깥에서는 '최 부총리의 집중력을 흩뜨림으로써 국내 현안 처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침체 일로를 걷는 국내 경기는 최 부총리를 바짝 조여오고 있다.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5%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연속 0%대이며, 1999년 7월 0.3% 상승을 기록한 뒤 15년7개월 만에 최저치다. 올 초 담뱃값이 오른 데 따른 물가 인상 효과(0.58%포인트)를 빼면 실제로는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한 셈이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 부총리 스스로도 4일 공개 강연에서 현재 한국 경제가 디플레에 빠졌다고 할 순 없겠지만, 일각의 우려로 걱정이 크다고 밝힌 바 있다.기재부 관계자는 "IDB 조직개편도 가입국들 입장이 다양해 합의를 도출하려면 차기 의장에 아무래도 큰 부담이 지워질 것"이라며 "그래도 최 부총리가 원만하게 타협을 이끌어내고 국내 정책도 놓치지 않도록 기재부에서 최대한 많이 준비하고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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