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 딛고 발명가 꿈, 숭실대 새내기 황수범 군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뇌성마비 2급 장애인 황수범 군이 2015학년도 수시 장애인 전형을 통해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에 입학했다. 평생 목발과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장애를 입고 태어났지만 밝고 수더분한 성격으로 초ㆍ중ㆍ고 모두 일반인 학교를 다니며 원만한 학창시절을 보냈다. 중학교 사춘기 시절에는 축구나 농구를 즐기는 친구들을 보며 처지를 비관하고 세상과 부모를 한없이 원망하며 방황도 심했지만, 고교 1학년 수업 중 접한 호주의 중증장애인 닉 부이치치 씨의 장애 극복 스토리에 깊은 감명을 받고 마음가짐을 새로 했다. 황 군은 “한계를 정하고 주저앉아 아무 노력도 않는 내 모습이 부끄러웠다. 무슨 일에든 도전하여 편견과 한계를 깨는 사람이 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황수범(사진 오른쪽에서 둘째) 군이 숭실대 캠퍼스에서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황 군은 2015년 벤처중소기업학과에 입학했다. 사진=숭실대

새로 품은 각오를 곧장 실천으로 옮겼다. 교내 연극 동아리에 들어가 연기에도 도전했고, 평소 관심이 많던 교내 발명 프로그램에도 참가해 전복사고 방지용 ‘천장 에어백’을 만들어 특허까지 출원했다. 발명에 대한 호기심이 자신감으로 바뀌고 창업에 열정도 생겨 아예 관련 분야로의 진학을 진지하게 고민했다. 지원 전공을 탐색하던 중 벤처 창업 교육에 특화된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를 알게 됐다. 작년 수시 장애인 전형으로 무난히 합격할 수 있었다. 수시 면접에 참가한 벤처중소기업학과 한용희 교수는 “저를 비롯하여 세분의 교수님께서 면접을 진행하셨습니다. 그 당시 같이 면접을 본 친구들은 그냥 봐서는 정상인과 별 차이가 없는 6등급 정도의 경미한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였고, 황수범 학생은 휠체어를 탄 학생이라 학업생활에 어려움이 있을 거 같아서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물어보았습니다. 그런 장애에도 불구하고 학업을 놓지 않기 위해 애를 쓴 부분을 면접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고 기억했다. 또한 “학업에 대한 열정에 교수님들께서 깊은 감명을 받았고, 학교생활에도 별 지장이 없으리라 보고 선발을 하였습니다. 목표대로 학업에 열중하고 관심 분야에 도전을 지속한다면 4년여 뒤 분명 훌륭한 인재로 될거라 믿습니다"고 기대를 나타냈다.지난달 모교 졸업식에서 한국뇌성마비복지회 선정 ‘뇌성마비를 딛고 졸업하는 모범 학생’으로 뽑혀 표창을 받기도 한 황군은 “장애는 나쁜 것이 아니라 나만의 특징”이라는 소신과 함께 “닉 부이치치처럼 전 세계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강연가가 되는 것”이 궁극적인 꿈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대학 졸업 후에는 일단 장애인을 도울 수 있는 발명품으로 창업에 도전하고 싶다. 당장은 학과MT, 소모임, 밴드부 보컬 등 대학생활을 만끽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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