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대표가 2일 '경제정당의 길'이라는 주제로 시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당 대표로 선출된 뒤 제1성으로 "경제문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던 문 대표가 이렇듯 경제문제를 놓고 잇따라 국민들 속으로 들어가 대화를 나누는 것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문 대표의 행보를 넘어 야당이 최근 모처럼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다. 야당에 대한 지지 여부를 떠나서 야당이 견실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역량 있는 야당이 있어야 집권세력이 더욱 책임 있는 정책을 펴게 된다. 야당은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과 견제를 통해 사실상 국정에 참여하고 수권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그러자면 야당은 집권 청사진 및 구체적인 정책들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야당이 이르면 오는 9일부터 벌이기로 한 경제성장 전략 논의의 수준이나 깊이는 제1야당의 실력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경제성장 등 야당의 미래전략 마련이 더욱 알차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조건이 하나 있다. 그것은 당의 정책 연구 및 개발 역량을 더욱 높이라는 것이다. 새정치연합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이 문 대표 취임 이후 정책보고서를 많이 발간하고 있는 게 눈에 띄지만 그 역량이나 활동은 매우 미흡한 편이다. 두 차례 집권했던 정당이라고는 믿기 힘들 만큼 열악한 수준이다. 이 연구원에서 정책연구만 전문으로 하는 인력은 10여명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예산문제 때문에 당장 연구인력 신규채용이 어렵다고 하지만 이는 당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둘 것인가의 측면에서 봐야 한다. 문 대표가 2일 간담회에서도 말했지만 "과거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가 민생 문제를 기대만큼 해결하지 못했던" 이유도 이 같은 '정책의 빈곤'에서 상당 부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문 대표의 경제정책 방향인 '소득주도 성장론'만 해도 더욱 정교한 정책으로 뒷받침돼야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우리 사회의 최대 숙제 중의 하나인 '복지와 성장 간 최적의 조합'의 마련에 있어서도 야당의 세밀한 대안이 나와야 정부여당과 더욱 건설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다. 현장 행보를 넘어서 연구정당, 정책정당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분발하길 바란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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