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김혜민 기자] 25일 가서명한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양허 내용을 놓고 재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번 FTA로 한국의 대표적인 대(對)중 교역 품목인 철강과 석유화학이 관세 철폐에 따른 수혜를 볼 것이라고 치켜세웠지만, 정작 해당 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철강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석유화학 또한 경쟁력 있는 품목은 관세 철폐 기간이 지나치게 길고 중국의 원가경쟁력이 우수해 실익이 거의 없다는 이유에서다.이 때문에 철강, 석유화학업계는 반쪽짜리 성과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 철강업체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 철강시장은 과포화 상태"라며 "중국 시장이 개방된다고 하더라도 이런 상황을 뚫고 얼마나 진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고급제품, 신시장 개척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지만 큰틀에서 보기에는 대세(업황 불황)를 바꿀 만한 요소로 작용하진 않을 듯 싶다"며 "이번 한중 FTA로 철강업계가 얻는 이득이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심지어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 철강 제품이 우리나라에 들어올때 관세가 붙는데, 중국 정부로부터 관세 지원을 받은 중국 철강회사들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싸게 판매한다"며 "FTA 협상과정에서 중국 정부가 자국내 철강사업을 지원하는 제도를 없애야 한다는 의견을 업계에서 제시했는데 이번 협상에서 포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석유화학업계 또한 한중FTA가 발효되더라도 기대와 달리 실익이 거의 없을 것이란 반응을 보였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의 우수 제품인 나프타와 윤활기유의 관세 철폐 기간은 15년, ABS(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티렌)는 20년이 걸린다"며 "관세 철폐에 따른 이익을 맛보기엔 너무 긴 시간"이라고 전했다. 또한 "일부 긍정적 영향이 있을 순 있지만 이미 기업들이 시설 가동률을 높이고 중국 내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다"며 "기존 절대 관세율도 높지 않았기 때문에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중국시장을 겨냥해 생산력을 확충한 부분이 양허대상에서 제외된 것도 불만이다. 한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섬유업계의 주력 제품인 테레프탈산과 파라자일렌 등의 설비투자를 크게 늘렸는데, 초민감 품목에 포함되면서 실익이 없어진 건 물론, 과잉설비에 따른 부담만 생기게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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