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사부터 파격, 조직개편·인사 통해 자기혁신·시장안정 만반의 준비…'시장소통 최우선'
바뀐 조직·인사로 규제의 틀 개혁 실천해야…임종룡 금융위원장과의 협력도 관건핀테크 활성화 위한 감독 방향 설정, 금융사 독려 등도 과제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11월19일 서울 영등포구 금감원 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읽고 있는 모습.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100일을 맞았다. 100일의 행보는 파격적이었다. '시장이 있어야 감독기구도 있다'는 감독 철학은 발언·조직개편·인사 순으로 묻어났다. 지난해 11월19일 취임 일성으로 진 원장은 감독 당국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시장 안정'을 꼽았다. "금융회사를 감독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파트너로 생각하자"며 당국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감독 방향에 대해선 '지시'보다 '금융회사 자율 존중'을 언급했다. 시장과 소통을 확대하고, 불투명하고 자의적인 구두지도 등 감독 관행의 개선을 바라는 시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취임사에 담긴 진 원장의 감독 철학은 조직개편에 그대로 반영됐다. 전임 원장이 설치한 기획검사국 폐지가 진 원장 감독 철학을 읽을 수 있는 가장 큰 힌트였다. 대신 금융혁신국을 설치해 '금융회사 신뢰 회복'으로 중점 감독 방향을 재설계했다. 이른바 금감원의 중앙수사부(중수부)로 불리며 권역별 검사권한을 쥐었던 기획검사국은 그동안 금융회사에게 서슬퍼런 철퇴로 평가 받아왔다. 다른 부서와의 중복 검사 등도 금융회사를 옥좼다. 조직개편의 또 다른 특징은 소통 범위를 소외받을 수 있는 금융소비자까지 확대했다는 점이다. 금감원은 전주, 춘천, 강릉, 충주 등 4곳 출장소를 사무소로 전환하고, 서부경남 지역민의 금융민원 편의를 위해 창원사무소를 신설했다. 취임 3개월이 다 지나서야 단행한 인사에도 조직혁신의 의지가 담겨 있었다. 10명 중 8명 수준의 국·실장급 교체 인사를 단행, 자기혁신 의지를 인사 규모에 반영했다. 진 원장의 향후 과제는 취임 일성에서 밝힌 것처럼 규제 틀 개선을 새로운 조직·사람과 함께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다음달 인사청문회를 거쳐 취임하게 되는 임종룡 금융위원장과의 원활한 협력도 관전 포인트다. 핀테크(금융기술) 산업 활성화를 위해 당국 간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도 진 원장 몫이다. 금융회사들의 핀테크 상품 개발 지원과 이에 걸맞은 사후 감독 체계도 새롭게 짜야한다. 한 금융회사 관계자는 "창조경제 화두인 핀테크 활성화, 금융회사들의 미래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서는 감독 당국의 합리적이고 시장 지향적 태도가 필수"라며 "자기혁신 의지만큼 시장신뢰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금융부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