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국채 0.011% 금리로 발행…덴마크는 단기국채 입찰 취소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스위스프랑화 인기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스위스 정부가 11일(현지시간) 10년만기 국채를 0.011% 금리로 발행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보도했다. 발행 규모는 1억2260만스위스프랑(약 1462억원)이었다. 사실상 공짜로 스위스 정부가 향후 10년동안 쓸 자금을 빌린 것이다. FT는 10년 만기 국채를 스위스처럼 낮은 금리를 발행한 국가가 없었다며 0.011%가 10년물 국채 발행 금리로는 사상 최저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공짜로 스위스 정부에 돈을 빌려준 이유는 향후 스위스 국채 가격이 오를 것이고, 스위스프랑화 강세에 따른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실제 유통시장에서는 지난 9일까지 스위스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3주 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스위스 국채 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스위스 중앙은행과 유로존 중앙은행인 유럽중앙은행(ECB)이 정반대 방향의 통화정책을 채택하면서 스위스프랑화와 유로화의 방향도 엇갈리고 있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스위스프랑화 억제를 위해 3년 넘게 유지해온 최저 환율제를 폐기하면서 스위스프랑화 강세를 용인했다. 반면 ECB는 전면적인 양적완화를 채택, 오는 3월부터 내년 9월까지 매달 600억유로의 유동성 공급에 나설 예정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유로 유동성이 늘면서 유로 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로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유럽에서는 스위스프랑 뿐 아니라 스웨덴 크로나와 핀란드 크로네화의 가치도 오르고 있다. 스웨덴도 이날 2019년 만기 국채를 발행했는데 동일 만기 국채 금리로는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덴마크는 아예 이날 예정됐던 3개월물 단기 국채 입찰을 취소했다. 외국인 투자금을 유치해봤자 자국 통화 가치만 오를 수 있다는 부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덴마크라는 몇 개 남지 않은 투자처 하나를 잃은 셈이다. 스위스와 스웨덴 입장에서는 자국 통화 강세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진 셈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덴마크가 만기가 더 짧은 국채를 대규모로 입찰할 가능성이 있으며 조만간 추가 기준금리 인하 조치도 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덴마크 중앙은행은 2012년 처음으로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도입했다. 최근 ECB가 전면적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한 후에는 18일만에 무려 네 차례나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0.75%까지 떨어졌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