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회장, 아시아나 흑자전환에 '근심' 커진 이유

아시아나 흑자전환에 기업가치 상승아시아나 최대주주 금호산업 인수 자금 부담에 근심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아시아나항공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근심은 오히려 더 커졌다. 아시아나의 흑자 전환은 아시아나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의 몸값 상승으로 이어진다. 박 회장은 워크아웃에서 조건부 졸업한 금호산업의 채권단 지분을 반드시 매입한다는 입장이어서 금호산업의 몸값 상승으로 박 회장의 자금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아시아나는 지난 11일 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 한 해간 영업이익 981억원을 달성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에는 11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당기순이익도 627억원을 달성해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초 취임한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저비용항공사와 같이 특가항공권을 대거 판매하면서 빈 좌석을 채운 결과다. 여기에 원화강세와 유가하락, 화물수요 증가 등까지 겹치면서 아시아나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7%로 1년 사이 1.9%포인트나 늘었다. 하지만 박 회장으로서는 아시아나의 흑자전환에 마냥 웃고만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아시아나의 최대주주는 금호산업으로 지분 30.08%를 보유하고 있으며 금호산업은 현재 매각작업이 진행중이다. 산업은행과 크레디트스위스(CS)는 지난달 30일 금호산업 지분 57.48%(약 1955만주)에 대한 매각 공고를 내고 이달 25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받는다.박 회장은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외에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쥐고 있는 만큼 반드시 인수한다는 방침이다. 박 회장은 채권단 보유 주식 중 '50%+1주'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다. 박 회장은 채권단에 LOI를 제출한 기업들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가업의 입찰가를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 박 회장은 금호산업의 지분 5.13%를, 큰아들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은 4.94%를 보유하고 있다. 총 10.07%의 지분 외 39.93%+ 1주를 매입하면 인수가 가능하다. 다만 아시아나의 흑자전환 소식에 지난 11일 금호산업의 종가는 전날 대비 6.79%(1700원) 오른 2만7900원에 마감했다. 한달 전(1월12일) 종가인 2만1350원 대비로는 30% 상승한 수준이다. 11일 종가로 환산하면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산업 지분 57.48%(총 상장주식수 3401만7685주)는 시가 5470억원 정도 추산된다. 이는 한 달 전 4186억원에서 1100억원 가량이 올라간 것이다. 박 회장은 최소 6000억원 정도는 지분 매입액으로 준비해야 하는 셈이다. 여기에 국내 2대 민영항공사의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포함하면 박 회장이 지불해야 할 인수금액은 최대 1조원까지 예상할 수 있다. 특히 아시아나의 실적 호재가 저유가에 따른 영향으로 올 1분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박 회장의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하나대투증권은 아시아나항공의 목표주가를 1만1000원으로 상향했다. 11일 종가 8850원 대비 24% 높은 수준이다. 금호산업의 주가도 지난달 30일 지분매각 이슈가 터지면서 2년 만에 처음으로 3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계열사를) 순리대로 인수하겠다"던 박 회장이 웃지도 울지도 못하게 된 셈이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과정에서 사재 3300억원을 출연한 바 있어, 개인 자금으로 금호산업 지분을 인수할 여력이 없다. 따라서 업계는 박 회장이 재무적 투자자 모집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의 흑자전환으로 M&A 경쟁자가 많아질 것이라고 판단되면 박 회장에게 투자하려는 재무적 투자자도 많아지는 결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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