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두철의 올랜도 방문기] '골프채의 변신은 무죄'

2015 PGA머천다이즈쇼의 올해 화두는 '복고와 첨단의 공존'

신두철 에코골프 대표

첨단 신기술이 총동원되고 있다.무기 제작이 아니다. 2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오렌지카운티 컨벤션센터에서 막을 내린 '2015 PGA 머천다이즈쇼' 이야기다. 불황이 이어지면서 올해는 특히 진화하는 기술력에 남다른 디자인,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총망라했다. 이 쇼가 바로 80여개국 1000개 이상 골프용품업체에서 무려 4만명이상의 관계자가 몰려드는 지구촌 최대의 골프용품 박람회다. 올 시즌 트렌드를 살펴봤다.일단 "할 수 있는 건 다 해 본다"는 분위기다. '복고'도 이 가운데 하나다. 최근 몇 년간 획기적인 디자인에 기대를 걸었던 메이커들은 한계에 부딪히자 화려했던 전성기 모델들의 이름을 다시 가져와 옛 영화를 되찾으려는 시도를 곁들였다. 캘러웨이골프 빅버사와 테일러메이드 R15 등이 대표적이다. 튜닝을 향한 기술력은 더욱 다채롭다. 로프트와 라이 조정을 넘어 아예 헤드 바닥에 무게 추까지 장착해 골퍼들이 직접 조정함으로서 다양한 구질을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시대다. 대다수 브랜드들의 튜닝 능력이 거의 비슷하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다양한 옵션을 실제 활용하는 골퍼들이 많지 않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나만의 클럽을 만들어 활용할 수 있는 골퍼들은 극소수인데 반해 가격은 비싸지고 선택의 폭이 커져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엔지니어적 사고를 갖고 있지 않은 초, 중급 골퍼들에게는 지나치게 많은 옵션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는 반론이다.아이언도 비슷한 맥락이다. 기술력이 정점에 달하면서 차별화가 어렵다. 일본 브랜드의 대명사였던 단조아이언은 지금은 모든 미국 브랜드들의 상급자 모델로 출시되고 있고, 주조 역시 컴퓨터 설계 기술과 3D프린팅 기술로 대동소이한 수준에 도달했다. 그저 미즈노 아이언의 간결하고 명쾌한 디자인처럼 첫 인상이 좋고, 휘두르기 편안한 모델을 선택하는 게 맞는지도 모르겠다. 이쯤 되면 벤호건 아이언의 신선한 도전은 빅뉴스가 될 만하다. 헤드에 번호 대신 로프트를 표기했다. 캘러웨이골프에 매각됐다가 최근 페리앨리스아메리카라는 의류회사가 인수한 기업이다. "로프트가 서로 다른 번호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취지다. 다만 홍보가 부족해 보인다. 하이브리드의 대명사 아담스골프는 테일러메이드에 합병된 뒤 고유 기술을 다 내주고 저물어가는 해로 전락했다.골프화는 FJ 하이퍼플렉스와 하이브리드 시장을 석권한 에코골프의 바이옴 G2가 여전히 큰 인기다. 푸마골프가 냉감을 강조한 타이탄투어 골프화를 얼음 속에 넣어 전시해 자신감을 표현한 것도 이채다. 한국기업들은 국산골프공 생산업체 볼빅과 스크린골프업체 골프존, 거리측정기를 제작하는 골프버디가 신제품을 출품해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양새다.

2015 PGA머천다이스쇼가 열린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오렌지카운티 컨벤션센터 전시장.

올랜도(美 플로리다주)=신두철 에코골프 대표 donshin60@gmail.co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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